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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필 Dec 31. 2020

독일의 현대와 전통이 모여있는 도시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프랑크푸르트로 출발!





독일의 경제도시 프랑크푸르트(Frankfurt)


누나가 독일온다고 한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얼굴도 볼 겸이라고는 했지만 언어 통하고 말 잘 듣는 가이드 역할을 할 내가 있으니 이때다 싶어서 여행 삼아 오는거 같다. 이제 막 수능을 마친 사촌동생도 같이. 덕분에 엄마한테 부족한 한국 식재료들 좀 누나 편에 부쳐달라고 했다. 역시 배같은 남매가 이렇게 쓸모가 있다. 그럼 소중한 한국 식재료들을 들고 올 배같은 남매를 맞이하러 프랑크푸르트로 떠나본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에 온다면 무조건 거치게 되는 독일의 경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는 모두 프랑크푸르트를 거친다. 경제 도시라는 말에 걸맞게 독일에서 삐까뻔하는 고층빌딩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고층빌딩과 구시가지의 풍경이 어우러져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도시라 할 수 있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고 독일 중부에 위치한 지리 덕에 독일의 모든 교통편이 프랑크푸르트를 거친다. 이렇기에 아마 독일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살기 편한 곳이 아닐까 싶다. 자르브뤼켄에선 기차로 2시간, 버스로 3시간 걸린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프랑크푸르트! 엄밀히 말하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Frankfurt am Main)이다. 독일에는 프랑크푸르트가 2개가 있기 때문! 마인 강 앞에 있는 프랑크푸르트라 암 마인을 붙인다. 한국에서 오는 누나보다 프랑크푸르트에 먼저 도착해 묵을 호텔을 체크인했다. 나중에 호텔에 와서 먹을 안주와 맥주도 미리 사놓고 준비하다 보니 어느덧 한국행 비행기가 도착할 때가 됐다. 자 그럼 내 소중한 한국 식재료들... 아니 누나를 맞이하러 중앙역으로 가볼까.


중앙역에서 먹는 커리 부어스트

중앙역에서 누나와 사촌동생을 기다리며 커리 부어스트(Curry Wurst)를 먹었다. 역시 독일의 소울 푸드! 이건 어느 때나 먹어도 맛있다. 파는 곳마다 커리맛이 다르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매일매일 먹을 수 있다. 중앙역 한가운데서 커리 부어스트를 먹다 보니 누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돌아보니 누나랑 사촌동생이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올라오면서 외쳤다고 하는데 내가 커리부어스트 맛에 빠져있느라 못 들었었다. 뭐 어쨌든 만났으니 됐지. 어서 호텔로 돌아가 독일 초보자인 누나한테 맥주나 소개하기로 한다. 역시 맥주는 독일이지!


호텔에서 마시는 맥주


유로 타워
유로 타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본격적으로 프랑크푸르트를 구경하기로 한다. 첫 목적지는 유로 타워! 유로 타워 앞에 가면 커다란 유로 건축물이 앞에 있는데 프랑크푸르트에 오면 꼭 사진을 찍는다는 곳이다. 속설에 의하면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나. 커다란 유로 표시를 보니 뭔가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부자가 되게 해 달라는 기분 좋은 염원과 함께 높은 빌딩들을 제쳐두고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 쪽으로 더 들어가 본다.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


구시가지로 가는 길

높은 빌딩을 지나 시청 쪽으로 조금만 더 걷다 보면 거리 풍경이 달라진다. 높은 빌딩들은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유럽풍의 건물이 있는 곳. 사촌동생말로는 빌딩보다 이런 독일스러운 풍경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하긴 빌딩들이야 한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으니까.


광장 앞의 크리스마스 마켓

광장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 여기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빼곡히 서있다. 그래 이런 게 진짜 독일스러운 풍경이지! 운 좋게 겨울 시즌에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지내고 있지만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매일 봐도 질리지가 않다.


아이젤너 다리(Eisenrenr Steg)

광장 밑에는 마인강을 잇는 아이젤너 다리가 있는데 이것도 프랑크푸르트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하다. 강 사이에 다리 하나 덜렁 있을 뿐인데... 다리가 예뻐서인가, 아님 다리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예뻐서인가. 잘 모르겠지만 다리 난간엔 사랑의 자물쇠마냥 자물쇠들이 빼곡히 잠겨져있는 걸 보니 유명한 곳은 맞나 보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에는 이 다리보다 더 유명한 게 있지. 그게 뭐냐면 바로 괴테(Goethe)다


괴테 하우스
괴테 하우스


광장도, 아이젤너 다리도 유명하다지만 무엇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괴테다. 독일 문학의 거장이자 독일 문학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작가! 요새 뮤지컬로 나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 같은 명작을 남긴 작가! 바로 이 작가가 프랑크푸르트 출신이다. 특히 [파우스트]의 경우 구상부터 완성까지 약 60년이 걸렸다고 하니 한 평생을 문학에 올인한 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괴테 하우스 내부


꼭 괴테에 관심이 없더라도 괴테 하우스는 꼭 들려보는 게 좋다. 괴테 한 개인이 아니라 그 시대 사용됐던 물건들, 집안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좀 충격적이었던 거는 괴테의 집이 굉장히 크다. 문학의 거장이라길래 가난한 예술가를 생각했건만... 편협한 생각이었다. 조사를 해보니 괴테는 귀족은 아니지만 프랑크푸르트에서 중산층에 속하는, 그럭저럭 잘 살았던 집에서 태어났다. 더 놀라운 건 원래 작가가 아니라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 출신이라는 거다. 과연 그 시대의 엄친아가 아닐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의 번화가, 차일(Zeil) 거리


차일 거리의 시작

독일의 수도 베를린,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킨 쾰른, 물가 1위를 자랑하는 뮌헨 등 독일의 대도시를 가봤지만 독일에서 쇼핑을 하기에는 프랑크푸르트가 최고다. 경제도시에 걸맞게 우리나라 명동처럼 백화점과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 쇼핑 스트리트가 있는데 바로 차일(Zeil) 거리다. 고가의 명품부터 일반 브랜드까지 없는 게 없다.


차일(Zeil) 거리에 입점한 브랜드들

독일에 있는 동안 쇼핑에 그렇게 의의를 두지 않는 성격이지만 여자 2명(누나와 사촌동생)이랑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쇼핑할 시간을 가져야 했다. 인적으로 독일에서 쇼핑이란 피자를 된장에 찍어먹는 것 마냥 절대 맞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차일 거리가 내 편협한 생각을 또 바꿔줬다. 교환학생 마지막 날 독일 제품들을 왕창 사 갈 생각이었는데, 독일 떠나기 전날 여기에 와서 쇼핑을 잔뜩 해야겠다. 혹시 아디다스와 같은 독일 브랜드를 사 가고 싶다, 독일만 여행할 거다 싶으신 분들은 쇼핑은 꼭! 프랑크푸르트에서 해야 한다는 걸 만천하에 알리고 싶을 정도다.


차일 거리를 정신없이 걷다 보니 만난 첨탑


마인강 너머로 지는 노을


프랑크푸르트의 노을

차일 거리에서 쇼핑을 마치고 고층 빌딩 너머로 지는 노을을 보러 마인강 쪽으로 내려왔다. 위치상 해가 빌딩 옆으로 예쁘게 질꺼 같아 처음 프랑크푸르트에 올 때부터 눈여겨봤던 곳이다. 다리 이름은 Ignatz Bubis Bridge, 사람도 없어 사진 찍기 딱 좋다.


빌딩 너머로 지는 노을과 풍경이 낯설다. 원래 높은 빌딩들만 모여있는 현대 도시 거나, 낮은 건물들만 있는 오래된 도시거나 인데. 프랑크푸르트는 이 두 개의 도시가 한 풍경에 합쳐져 있다. 그 풍경을 보니 또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아 내가 또 새로운 곳에 와있구나....". 낯설고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호텔로 돌아왔다. 다음 여행지에서 볼 다른 풍경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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