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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필 Oct 21. 2020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시계방향으로 동유럽 훑기, 열 번째 도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에 도착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기나긴 여정을 거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도착했다. 잘츠부르크는 약 2주 전에 누나가 독일에 놀러 왔을 때 한번 와보고 이번이 2번째 방문이다. 이미 와본 경험이 있었기에 자르브뤼켄으로 돌아가기 전 하룻밤 잠시 묵고 갈 도시로 정했다. 이미 예정했던 겨울 방학 여행은 끝났고 익숙한 도시에 와야지 내가 좀 더 편하게 거쳐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누나랑 방문했을 때랑 나 혼자 방문했을 때를 합쳐서 적어보려고 한다.


모차르트 동상


알프스 협곡에 위치한 도시, 독일 국경과 맞대고 있는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음악의 신동, 천재라는 수식어가 평생 따라붙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바로 여기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한국의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유학을 오는 곳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축구선수 황희찬이 얼마 전까지 소속돼있었던 곳이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까지 잘츠부르크의 한식당에 가면 황희찬 선수를 가끔 볼 수 있다는 소문도 있다.


구시가지 너머로 보이는 성


잘츠부르크 역시 강을 끼고 있는 도시인데 강을 기준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도시 자체는 매우 작으므로 반나절이면 잘츠부르크 전체를 구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 뮌헨에서 당일치기로 많이 방문하기도 한다. 겨울에 방문한다면 꼭 두꺼운 패딩 하나쯤은 챙겨야 한다. 알프스와 거센 강물, 협곡에서 불어오는 강풍으로 혹독한 추위를 경험할 수 있다.


모차르트 생가


모차르트 생가


모차르트의 도시에 왔으니 제일 먼저 모차르트 생가로 들어갔다. 티켓값은 9유로였으나 독일 대학 학생증 버프로 공짜로 들어올 수 있었다. 9 유로면 한화로 만원이 넘는 돈인데, 학생인 나에겐  이렇게 간간히 받는 공짜 혜택이 꽤나 쏠쏠하다.


 

모차르트가 실제 사용했던 악기들


모차르트 생가 안은 모차르트의 선친부터 형제들까지, 그때 사용했던 물건들 그대로 보존이 돼있었다. 조금 충격적인 건 모차르트의 생전 머리카락과 해골까지 그대로 보존, 전시가 돼있다는 거. 죽어서도 자기 신체 일부가 후대에게 구경거리로 전시된다니...  일찍 사망한 비운의 천재를 오래도록 기리기 위함인가,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돈을 벌기 위함인가. 하긴 아인슈타인의 경우 사망 후 뇌까지 보존이 돼있다는데. 아마 모차르트 사망 당시 뇌까지 보존할 기술이 있었다면 사람들은 충분히 그렇게 했을 거다. 과연 생전 왕의 미움을 살 만큼 돌아이 기질이 있었다는 모차르트가 이 모습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련지...  


   모차르트, 사짜에 주의하세요!


모차르트 카페


모차르트 생가 주변에 모차르트의 이름을 내건 카페가 있다. 여행객들이 모차르트가 생전 자주 다녔던 카페로 오해를 하곤 하는데 실제로 여긴 모차르트 하곤 아무런 상관이 없다. 모차르트가 생전 자주 가던 카페는 구시가지 끝쪽 광장 옆에 위치한 토마셀리라고 하는 아주 오래된 카페이다. 둘 다 먹어봤지만 오로지 커피 맛으로 치자면 여기 카페 모차르트가 압승이므로 굳이 모차르트의 숨결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여기를 더 추천하는 편이다.


모차르트 생가가 2개?


잘츠부르크에서 주의할 점이 또 하나 있다. 구글맵에 모차르트 생가를 치면  2곳이 나오는데 실제 찐 모차르트 생가는 강 건너편 구시가지 안에 있다. 즉 Mozart's Birthplace가 아닌 Mozart-Wohnhaus를 찾아가면 된다는 뜻. 시청 옆에 있는 birthplace는 모차르트 생가도 아닐뿐더러 입장료도 진짜 생가보다 2배나 더 받는다. 이런 거 보면 잘츠부르크 전체가 모차르트를 그냥 상업적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잘츠부르크 포토스폿


잘츠부르크의 전경


높은 곳에서 잘츠부르크 전경을 보기 위해 구시가지 오른쪽 끝 언덕에 위치한 묀히산 현대미술관으로 올라갔다. 구시가지 오른쪽 끝으로 쭉 나가면 현대미술관으로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데 약 3유로 정도, 미술관 비는 따로다. 가격을 따로 받으므로 굳이 미술에 관심이 없다면 미술관비 없이 엘리베이터만 타고 올라가면 된다.

현대미술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앞


실제로 현대미술관 앞 포토스폿은 아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하긴 누가 도시 전경을 찍으러 미술관을 올라가겠는가.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미술작품들이 걸려있는데 그 누구도 여기가 잘츠부르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토스폿이라곤 생각 못했을 거다.


잘츠부르크 전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조그마한 잘츠부르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강 너머로 보이는 잘츠부르크 신시가지와 뒤쪽으로 보이는 구시가지와 잘츠부르크 성 까지. 해가 막 지기 시작할 때 올라가면 잘츠부르크를 잇는 다리 사이에 불빛들이 한 번에 켜지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구시가지 너머로 보이는 잘츠부르크 성


미라벨 궁전은 봄에!


신시가지, 미라벨 궁전 앞


잘츠부르크를 떠나기 전 미라벨 궁전을 들렸다. 미라벨 궁은 잘츠부르크 중앙역과는 걸어서 10분 거리고 트램으론 2 정거장 거리므로 떠나기 전 한번 들려보는 것도 좋다. 물론 겨울엔 말고. 내가 갔을 때는 한겨울이라 미라벨 궁전 앞의 정원이 꽃 하나 없이 삭막했다. 그러나 봄이 지나면 궁전 앞은 꽃박람회와 견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니 언젠가 다시 한번 와서 꼭 들려야겠다.


잘츠부르크 중앙역, 마지막 알프스 산맥


이제 약 10일간의 겨울 방학 여행을 마치고 진짜 자르브뤼켄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실제 계획했던 건 딱 일주일이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간이 더 오래 걸린 여행이었다. 잘츠부르크를 떠나기 전 마지막 알프스 산맥을 보며 기숙사에 가서 다시 할 일들을 정리했다.


Home Sweet Home, 자르브뤼켄 기숙사


잘츠부르크에서 자르브뤼켄 까지 직행 기차를 타고 무려 7시간 만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니 마침 버스 막차가 운행될 시간. 조금만 더 늦었다면 비싼 택시를 타고 기숙사까지 올라갈뻔했다.


시계방향으로 동유럽 훑기


비룩 잠시 머물고 갈 기숙사지만 동유럽 한 바퀴를 마치고 돌아오니 진짜 집에 돌아온 것처럼 반가웠다. 독일에 오기 전에 장난 삼아 유럽 한 바퀴 돌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여행을 마치고 나니 진짜 유럽 한 바퀴 전체를 돌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거 같다. 이제 다시 다음 여행을 계획하며 남은 교환학생 생활을 알차게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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