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로 Sep 24. 2020

좋아하는 사람

최애

이슬아. 요즘 읽고 읽는 <일간 이슬아 수필집>의 작가다. 그녀의 책은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독자들에게 보낸 연재 글을 모아 놓았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을 지난달부터 매일 조금씩 읽어가고 있다.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건 네이버 메인에 있던 카드 뉴스였다. 누드모델 알바를 시작한 딸에게 엄마가  선물’이라는 주제였다. 글의 말머리에 단발머리를 하고 뚱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은 그녀카메라만 들이대면 미소를 짓는 나에겐 굉장히 낯설었다. 낯설다. 이슬아 작가에  내가 느낀 첫인상이었다.

MBC 아무튼 출근!

이슬아 작가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건 <아무튼 출근!>이라는 tv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틀을  연재 노동자의 . 하루  편의 글을 송하는 셀프 연재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삶을 엿볼  있었다. 나와 비슷한 나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궁금했다. 수필집의  앞장. 작가 소개에는 민소매를 입고 있는 이슬아 작가와 1992 생을 알리는 문구만이 작가의 소개 전부다. 간결하네. 그녀에 대한 두 번째 인상이었다. 그녀의 책은 현재를 살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 말이다. 2018년의 과거의 삶을 기록한 이 수필집은 2020년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닿는다.


[구독자분들께]
안녕하세요. 이슬아입니다.  글에 시간과 돈과 마음을 내어주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늘은 죄송한 공지를 드리기 위해 메일을 씁니다. 태풍 솔릭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몸이 성치 않아서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천재지변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나 일종의 인재 지변으로 무척 고단한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도저히 글을 완성할  없을  같아 이렇게 죄송한 메일을 적습니다.

(중략)

오늘 휴재한 원고는 일요일 밤에 보충하여 발송하려고 합니다. 이번 주에만 평일 하루를 쉬고 주말에  편을 보내드리는 방식으로 연재를  텐데, 이해해주실  있을까요?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하루치 원고를 천천히 기다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중략)

수상하고 무겁고 습한 바람이 내내 부는 날이었는데 다들 어떤 하루를 보내셨을까요.  시간이면  부끄럽고 미숙한  한편을 보낸  한숨 돌리곤 했는데 오늘은 완성된 원고를 보내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위 글은 책에 있던, 글쓰기를 실패했던 어느 날의 사과 글이다. 사과의 문장에도 그녀의 아름다운 표현력이 드러난다.

나는 그녀의 표현을 좋아한다. 그녀가 인터뷰한 매체에서 그녀를 표현한 가장 적절한 문장이 있었다.

‘명량하면서도 다정하고, 다정하면서도 강인하다’

그녀의 글과 언어에는 그녀만의 다정함과 아름다움이 묻어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 나는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을 표현했는가. 나의 표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그녀의 디자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