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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로 Oct 12. 2020

선물

컴플렉스

누구나 컴플렉스 하나쯤은 품고 산다. 나 또한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할 컴플렉스가 있다. 나의 컴플렉스는 질병의 한 종류이긴 하나 생사의 갈림길에는 서지 않아도 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학창 시절 이 질병은 철없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 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컴플렉스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처로 다가왔다. 학창 시절 나의 질병 때문에 밤마다 이불을 싸매고 운 날이 많았다. 날 향한 저주 같았고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항상 누군가를 원망했다. 효과 좋다는 병원을 여기저기 찾아가 봐도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고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더욱 절망스러웠다.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대로  껴안고 살아갈 생각을 해야지 그것을 인력으로 애써 돌이킨다고 해서 처음처럼 돌아  있는  아니라는 , 이제는 삶을 통해  알고 있다.

액정보호필름을 붙이는 것과 같다. 먼지가 들어가고 지문이 남는다. 미련을 버리지 못해 먼지를 빼고 지문을 지우려다 아예 구겨지고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운이 좋은 아이들은 액정보호필름을  걸로 다시 사주는 부모가 있다. 그런 부모가 없다고 화를 내거나 아파하지 말아라. 그냥 먼지와 지문을 참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빨리 배우면 된다. 언젠가 알게 되겠지만, 나와  주변의 결점을 이해하고 인내하는 태도는 반드시 삶에서 빛을 발한다.

- 살고 싶다는 농담 p.71


책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 허지웅 작가의 말처럼 ‘결점을 이해하고 인내하는 태도는 반드시 삶에서 빛을 발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서 배우 이윤지가 출연하여 그의 특별한 오빠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녀의 오빠는 다른 사람과 달리 5-6살의 지적 수준을 가졌다. 그런 그녀는 어릴 적부터 그의 오빠를 살뜰히 챙겼고, 지금의 자신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오빠를 통해서 나온 것이라 고백했다.


신의 선물은 고통이란 보자기에 싸여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의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다. 컴플렉스를 받아들이는 것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이 과정 속에서 컴플렉스가 주는 다양한 선물을 바라보며 버텼다.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컴플렉스를 아예 없앨 수 없다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보자. 그 컴플렉스가 어떠한 선물을 가져다 줄지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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