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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로 Oct 03. 2023

너와 나의 가치관

<한 컷의 인문학>을 읽고

가치관 (價値觀 , sense of value)

- 옳은 것, 바람직한 것, 해야 할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에 관한 일반적인 생각 (네이버 지식 백과) 


몇 년 전의 일이었다. 친한 친구의 이메일 주소가 sincere인 것을 알고 그의 사연이 궁금해졌던 날이었다. 

친구에게 물었다.

 이메일 주소를 sincere로 한 이유가 뭐야?

 

그는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실' 이라면서 항상 상기하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sincere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듣자 문득 하얀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하얀 거짓말보다 침묵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책 ‘한 컷의 인문학’에는 인문학적 가치인 사랑, 돈, 계급, 자유에 대해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p. 53 ‘이렇게까지 어려운 사랑을 굳이 해야만 할까?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사랑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우리는 굳이 사랑을 해야만 할까? 사랑을 하지 않아도 혹은 가볍게 즐기는 관계만 맺어도 괜찮은 것 아닐까?’
p. 112 ‘만약 신용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 자체가 허구라는 관점에 따른다면, 과연 우리는 이 국가를 믿고 있어도 괜찮은걸까?’
p. 246 ‘과연 비판자들의 지적처럼 마르크스주의 계급론은 유효 기간이 지난 것일까? 아니면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주장처럼 공산주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며, 더 나은 실패를 거듭해 마침내 도착해야 하는 유토피아인 것일까?’ 


또한, 책을 읽다 스스로 질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시장 논리의 무분별한 확장이 이타적 동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에피소드였다. (어린이집에서 부모가 아이를 제시간보다 늦게 데리러 감 -> 교사의 퇴근이 늦어짐 -> 해결하기 위해 부모에게 비용을 부과 -> 부모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더 늦게 데리러 감)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 성의 표시로 사례비를 주곤 한다. 그런데 과연 ‘타인의 배려와 호의에 대한 감사 표시로 돈이 적절할까?’ 


저자의 질문은 쉬운 질문도 어려운 질문도 있었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은 다시 생각해보면 평소 고민해보지 않았던 질문들이었다. 이번 기회로 고민해보며 나의 가치관을 정리해 나갔다. 이제 이 책을 함께 읽은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저자의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았는지 그 답은 나와 얼마나 다르고 비슷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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