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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호사 박도순 Dec 01. 2015

[포토에세이] 당신을 보여주오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당신을 보여주오>



좋은 아침입니다. 세월의 빠름을 절감하며 모닝커피 배달이오. 커피 한 잔 하시렵니까. 읽고 또 읽어도 가슴 따뜻한 글과 향기가 정말 좋습니다. 그(녀)가 보내준 링크를 터치한다.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거리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진다. 카페 창가에는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 한 잔의 일러스트가 요염하다. 아래에서 위로 글이 흐르는데, 식어버린 커피 한 잔에 설탕 대신 그리움을 넣었습니다. 그리움을 넣었더니 커피 향은 더 진하게 가슴으로 다가와 온기를 남깁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부자 되세요. 오만 원권 돈을 장미꽃 속에 묻어 백 송이로 포장하였는데 그림 위로 끝없이 붉은 하트가 펑펑 터진다. 꽃다발은 작아졌다 커졌다 반복하는데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 나올 것만 같다. 사진을 손끝으로 건드리니 한 장의 사진처럼 예쁜 추억으로 가슴 깊숙이 담으시면서 가을의 끝자락 여유롭게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늘 건강에 유의하시면서 겨울 준비하세요. 행복하세요!라니!     


하루도 쉼 없이 아침마다 모닝 톡을 보내주는 그(녀)가 있다. 친구로 등록된 초기에는 반가운 마음에 메시지마다 꼬박꼬박 답장을 보냈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저는 새로 꺼낸 김장김치와 맛있는 아침 식사 중입니다/출근 중입니다/방 청소 중입니다/안녕하세요? 참 좋은 아침입니다/이곳에는 첫 눈이 왔답니다/정말 겨울이 성큼 다가왔군요! 등등.     


일주일, 이주일.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가 보내주는 글과 사진에는 생기가 없고 향기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 아니, 읽지도 않는다. 이런 글을 보내는 그(녀)는 무슨 마음일까. 귀한 시간을 써가며 보내준 수고가 고마워서  보내준 글과 사진의 양에는 훨씬 못 미치는 짧은 답글을 보내는 것에 늘 미안하던 나의 마음을 그(녀)는 알고 있을까.


어디선가 누군가가 보내준 메시지를 그대로 복사하여 나에게 전달하고 있을 것이다. 별 다른 내용도 없는 글을 손끝으로만 전달할 뿐인 것이다. 진정으로 나의 안부가 궁금하다면 간단한 자신의 안부라도 남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어느 날은 같은 글을 서너 번씩 다른 사람에게 받을 때도 있으니 디지털 공해에 가깝다. 출처도 불분명하고, 믿을 수 없는 막연한 글과 감상에 젖은 메시지로 다른 사람의 귀한 시간을 빼앗는 일, 이제 멈추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만 멈춰달라는 답을 보내지 못하는 나도 공범일까. 마음으로 와 닿는 메시지라면 더욱 반가울텐데.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나를 사랑하면 세상도 나를 사랑합니다. 오늘도 많이 사랑하는 하루 보내세요! 다가오는 2016년 2월은 당신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2016년 2월에는 네 번씩 일월화수목금토가 있거든요. 이런 날짜는 823년마다 한 번 옵니다.


이걸 돈가방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이 메시지를 적어도 다섯 명 또는 다섯 그룹에게 보내세요. 그리하면 사흘 이내에 돈이 굴러올 거예요. 중국의 풍수에 따르면 읽고 11분 이내에 보내야 한답니다.     


...... 읽는 사이, 또 한 통이 날아든다.


밥은 먹을수록 살찌고, 돈은 쓸수록 아깝고, 나이는 먹을수록 슬프지만 당신은 알수록 좋습니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마음으로 행복을 배달해드립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세요! ‘사고(思考)’하지 않으면 ‘고사(枯死)’당하고, ‘성품(性品)’을 곱게 가꾸지 않으면 ‘품성(品性)’마저 망가지죠.


아!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불행한 사람인가.


다들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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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남면 굴암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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