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기념일처럼, 소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나의 20대를 특별하게 만든다. 나는 서울이라는 낯선 도시에 새로운 경험을 하러 온 여행자. ‘연말에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사진 남기기’라는 버킷리스트 57번을 이루며 행복함을 느낀다. 그리고 호빵맨처럼 빨갛게 달아오른 두 볼을 마스크로 감싸 안은 채 다음 장소로 향한다.
오늘 할 일을 머릿속으로나마 계획해놓고 이행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놓고 인생이 무료하다며 나는 심심함에 몸부림쳤다. 계획하기, 실천 안 하기, 심심해하기의 악순환이 반복되자 더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귀찮아도 먼저 화장을 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두 번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했다. 가고 싶은 곳에 일단 갔다. 다른 선택지와 기회비용을 고려하며 재지 않았다. 나는 이제 심심하지 않다. 할 게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