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7 - 온 가족이 맥주캔을 따고,

감사일기

by 심쓴삘

가끔 가게에서 만든 맥주캔을 집으로 가져와 마시곤 했다.

그걸 본 첫째가,


- 엄마, 그 캔에 맥주 말고 주스를 넣어줘.

아빠한테 몰카 하게.


- 재밌겠다! OK!


그리고 오늘 맥주캔에 사과주스를 넣고

캔을 만들었다.


- 아빠가 저녁을 먹으러 식탁에 앉으시면

너희는 태연스럽게 맥주캔을 꺼내 벌컥 하는 거야.

알겠지?

엄마가 깜빡깜빡하면 그게 신호야!


순간이 다가오자 다들 긴장하고,

캔을 냉장고에서 꺼내는데.


둘째가,

- 엄마, 어린이맥주 마시자!


첫째가,

- 그런 게 어딨냐? 야! 너 때문에 몰카 망쳤잖아!


신랑은 애들이 맥주캔을 들고 뭐 하는 건지 어리둥절하고.

애들은 둘이 니 탓 내 탓하고.


계획은 좋았는데,

아쉽다.


하지만 덕분에,

생애 처음으로 미성년 자녀들과 함께

맥주캔을 따서 마셨다.


기분 묘했다.

10년 후로 타임머신 탄 듯이.

너희와 함께 진짜 맥주 마실 날을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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