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신랑회사동료가 과메기를 가지고 왔다.
난 날음식에는 거부감이 있는 편인데,
동료 앞에서 편식을 할 수도 없고..
게다가 난 초장도 싫어한다.
눈치껏 신랑이 과메기를 싸 먹는 순서를 베껴
똑같이 싸고 입에 넣고 똑같이 씹었다.
시큼새큼한 초장향이 퍼지는 게 싫더니
금세 미역이 오득오득 씹히면서 바다냄새가 났다.
냄새가 좀 강하다 싶을 때 마침 땡초와 마늘이 혀를 마비시켰고,
덕분에 지금껏 뭘 먹었지 싶던 찰나 쫀득한 과메기가 들어왔다.
어쩜 하나하나 다 내가 싫어하는 향과 맛이다.
그런데, 신기하다.
과메기가 고소하다.
과메기가 곁들인 채소들의 온갖 후광을 받으며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느낌이다.
이 신기한 맛을 한번 더 보기로 했다.
새콤달콤한 초장과 오득한 미역이 먼저 식욕을 돋우고
알싸한 마늘과 땡초가 침을 고이게 하더니
고소하고 쫀득한 과메기가 이 모두를 아우른다.
신랑과 동료는 대화를 나누고,
나는 과메기에 집중했다.
살면서 마지못해 한두 점 먹은 적은 있어도
이렇게 맛을 알고 먹은 건 처음이었다.
당장 꺼내먹을 수 있게 남은 건 얼리지 않고 보관했다.
과메기도 과메기지만,
초장에 다진 마늘과 참기름을 넣으니 반전이었다.
과메기와 소라까지는 초장을 허락해야겠다.
회와 멍게는 아직.
동료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