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시리즈
아침 출근길, 환승버스를 기다리며 지나가는 차들을 무심결에 바라봤다.
나는 해본 적도, 할 줄도 모르는 운전을 저렇게 능숙하게 하는 저들이 부러워 한참을 바라봤다.
작은 고갯짓으로 박자를 맞추는 사람, 차 안인데도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사람, 찡그린 얼굴로 통화하는 사람, 휴대폰 하는 사람.
동승자와 싸우며 운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 입에서 쉴 새 없이 나오는 침방울이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렸다.
한 어르신이 운전대를 잡고 휴대폰으로 길을 찾으시나 보다.
잠시 차가 멈칫 했고, 덩달아 뒤에서 따라오는 차들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어르신은 다시 고개를 들어 운전하시고, 차들은 다시 흐름을 탄다.
그러다, 한 차가 골목으로 우회전하려고 기다리자 뒤차들이 다시 기다리기 시작한다.
출근길에 쫓기는 버스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차선변경을 이뤄낸다.
이 광경이 내 시간들과 같아 가슴이 아주 살짝 저릿했다.
삶이 정방향으로 흐르다가 뜻하지 않은 순간을 만나 브레이크를 잡은 때가 몇 번 있었고.
때론 다른 길로 차선변경을 해봤는데, 서둘러 먹은 떡이라 체한 적도 있었고.
그래, 역주행한 적도 있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좋은 차가 되고 싶어 분에 넘친 허세를 부렸던 유치했던 날들도 있었다.
아직은 새옹지마를 논할 만큼 영글지 않았지만,
이 도로판을 보고 있으니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볼지 보이는 것도 같다.
습관적으로 찌푸리는 미간을 활짝 펴고.
서서히 둥글어지는 어깨도 한껏 펴고.
이제, 저기 오는 환승버스를 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