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시리즈
저번달부터 너무나 배우고 싶던 요가를 시작했다.
시간 때문에, 돈 때문에 몇 년을 망설였는데,
그냥 시작해 버렸다.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온 덕분에 몸을 늘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내가 내 몸의 근육을 잘 못쓴다는 것, 몸이 비대칭이라는 것.
한 달 정도 해보니, 요가는 유연성보다는 몸 구석구석의 근육을 잘 쓰는 게 관건이었다.
강사님이 알려준 대로 그 부위의 근육을 써서 몸을 움직이면 내 몸이 반으로 접혔다.
전라도 지방의 욕이 생각났다.
" 니 몸을 반으로 접어 니 왼쪽 눈이 오른쪽 엉덩짝을 보게 해 줘?"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몸을 반으로 접어 내 눈으로 내 엉덩이를 보고 있다.
어제는 경추로 내 몸을 지탱해 하늘로 솟아올랐다.
어떤 날은 상체가 190도로 접히는 날도 있다.
내 몸의 한계에 대해 늘 의심하고, 깨치기를 반복한다.
요가는 명상이라더니, 정말 몸이 고행을 겪으니 머릿속은 오히려 더 맑아져 몸과 정신이 따로 노는 느낌마저 든다.
아직은 요가 기초동작만 익히고 있으니 입문단계다.
중급반 수강생분들은 몸으로 종이접기를 하신다.
중급까지 이 감사한 마음 가지고 꾸준히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