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왔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질문이다. 시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해야 할 일들은 끊임없이 밀려온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일’에 묶여 살며, 정작 ‘원하는 일’을 미루는 삶을 반복한다.
신중년을 다양한 자리에서 만나며, 그분들의 지난 세월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신중년의 시선으로 되돌아본 내 시간은 어땠을까?
10대는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데 몰두한 시기였다. 공부와 성적, 진로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준비하라는 압박 속에 살아야 했다.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비교와 경쟁은 끝없이 이어졌다.
20대는 가능성과 불안이 공존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며, 사회라는 무대에 나를 억지로 맞춰야 했다. 타인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다 보니 ‘나만의 시간’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30대는 책임의 시간이었다. 가정과 일, 생계를 짊어진 채 하루하루를 버텼다. 시간은 내 것이 아니었고, 가족과 직장, 세상의 것이었다. 내 시간을 쪼개고 나누는 것이 일상이었고, 나를 위한 시간은 늘 부족했다.
40대는 전환의 시기였다. 달려온 속도를 줄이며 잠시 멈춰 서야 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책임은 무거웠고, 내 시간의 리듬은 여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삶의 후반전에 대한漠然한 두려움도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50대가 되면, 시간이 천천히 걸어오는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더 이상 남과 경쟁하거나 따라잡을 필요가 없다. 성취보다 균형,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해지는 시기. 이제 사람들은 자신에게 묻기 시작한다. “이제, 나를 위한 시간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60대 이후, 드디어 ‘시간의 주인’이 된다.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시간, 일에 쫓겨 잃었던 시간을 내려놓고, 진정한 ‘나의 시간’을 회복하게 된다. 이 시기의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인생 후반전을 설계하는 ‘선택의 시간’이다.
신중년의 시간은 다르다. 이제는 누군가의 일정에 맞추는 삶이 아니라, 나의 리듬에 맞춰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동안 가족, 직장, 사회가 정해준 시간표를 따라 살았다면, 이제는 내가 직접 시간표를 그릴 차례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 어쩌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시간을 다르게 보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나를 위한 시간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나만의 속도로 걸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 삶’을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