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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빛의 이시대의 신중년

당신은 무슨 색 신중년인가요?

by 더블와이파파

『60년생이 온다』의 이명숙 작가는 자신의 저서에서 60년대생을 “뚝배기 같고, 사골 같은 세대”라 표현한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비유를 더하고 싶다. 그들은 ‘무지개 같은 세대’다.


왜 하필 무지개일까. 한 가지 색으로는 이들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재 정권과 민주화 운동을 지나, 흑백 TV에서 AI 시대로. 경운기를 보며 자라나 무인 자동차를 이해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거대한 시대의 굴곡을 온몸으로 통과한 세대가 또 있을까.


이들은 말 그대로, 세상의 'Before'와 'After'를 모두 경험한 첫 세대다. 386컴퓨터와 인터넷의 시작을 기억하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자녀들과 소통하는 부모. 부모님의 권위 아래 자랐으나, 자식에겐 친구가 되고 싶어 애쓰는 이들. 그들은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사이에서 언제나 열린 자세로 새로움을 수용해 왔다.


비슷한 색을 지키기보다, 전혀 다른 색을 품을 줄 알았던 세대. 어쩌면 일곱 빛깔 무지개보다 더 찬란한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지금의 신중년이다. 이제 이들은 ‘중간 세대’라는 이름을 넘어 삶의 ‘중심 세대’가 되어간다.


부모님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자녀의 독립을 응원하는 자리에 서 있는 이들. 혹은 이미 그 모든 과정을 지나, 비로소 나를 돌아보는 시기에 닿은 이들. 신중년의 하루는 복잡한 감정의 교차로 위에 놓여 있다.


어떤 날은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고무줄처럼 느리게 늘어진다. 하지만 그 빠름과 느림 모두, 이제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수동태로 사는 존재가 아니다. 삶을 길들이는 사람들, 능동의 주어가 된 이들이다.


누구의 기대도, 누구의 기준도 필요 없는 시기. 틀에 맞추지 않아도 괜찮은 삶. 오히려 잘 놀 줄 아는 지혜와 여유를 품은 첫 세대. 그들이 바로, 지금의 신중년이다. 무지개는 비가 온 후에야 나타난다. 삶의 굽이굽이를 지나온 지금, 신중년에게도 가장 찬란한 무지개의 시간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니 이제, 망설이지 말자. 당신 안의 색을 꺼내자. 그 색은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겐 삶의 방향이 되어줄 것이다. 어떤 색이든 괜찮다. 이미 당신은 충분히 찬란한 무지개다. 그리고 그 무지개는, 바로 지금의 당신으로부터 빛을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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