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중심을 안으로 흐르게 하라.
처음엔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며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거의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 돕고 조언해도 변화는 결국 스스로의 몫이다.
나 하나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데, 누군가를 내가 바꾸려는 마음은 내려놓는 게 맞다.
사람이 진짜로 변하는 순간은 ‘내가 바뀌어야겠다’고 절감하거나 삶이 강력한 계기를 던져줄 때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는 어렵다. 타인에 의한 변화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두 번째는, 내 행동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다.
당연해 보이지만, 어릴 땐 부모가, 사회 초년엔 젊음이 실수를 덮어주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내 몫으로 돌아온다.
어쩌면 내 행동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까지 책임져야 할 순간도 생긴다.
그래서 역할의 경계는 분명해야 한다.
가족에게 지는 책임과 동료나 지인에게 지는 책임은 구분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잘 해낸다.
그 책임을 굳이 내가 떠안으려는 건, 어쩌면 내 욕심일 수 있다.
그들도 그 도움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한 일에 대한 책임, 그리고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지의 기준. 그걸 명확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인간관계에 충실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예전엔 사람을 많이 아는 게 경쟁력이라 여겼다.
명함첩이 두꺼울수록 능력 있어 보였고, 관계가 멀어지면 괜히 나 자신을 탓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넓은 관계가 곧 깊은 관계는 아니라는 것을.
멀리 있는 관계에 에너지를 쏟다 보면 정작 가까운 사람을 놓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인연은 거리를 두는 게 오히려 더 낫다.
흐려지는 인연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일.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게 잘한 선택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흐려지는 인연이 꼭 나쁜 건 아니었다.
그건 내가 나답게 살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단순히 숫자가 쌓이는 일이 아니다.
불필요한 감정은 덜어내고, 조금은 담담하게 나를 돌아보게 된다.
조금씩 정리해 간다는 것. 삶의 중심이 천천히 나에게로 옮겨진다는 뜻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