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두 개를 먹는 아이를 보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겨울이 더 힘겹습니다.
감기와 잔병치레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요즘은 독감이 워낙 심해, 한 집을 휩쓸고 지나가지 않는 곳이 드뭅니다.
저희 집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열 살 딸과 여섯 살 아들은 항상 교차로 아팠습니다.
누나가 앓으면 동생에게 옮고, 동생이 낫자 다시 누나가 앓았습니다.
얼마 전, 딸이 아파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
저는 그동안 아들과 근처 햄버거 가게에 들렀습니다.
배가 고프다고 했지만, 장난감을 얻고 싶어 하는 눈치도 보였습니다.
햄버거 두 개를 주문했습니다.
아들의 것부터 포장을 풀어주자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만 해도 햄버거 반조차 다 못 먹었는데, 이번에는 한 개를 금세 해치웠습니다.
그러더니 제 햄버거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아빠, 이것도 먹어도 돼?”
설마 다 먹겠나 싶어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 햄버거까지 깨끗이 비웠습니다.
저는 감자튀김을 케첩에 찍어 먹으며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한 입이라도 먹어보라는 말 없이, 혼자서 뚝딱 다 먹었습니다.
“아빠는 감자튀김 좋아해?”
아들의 질문에 그냥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다음에는 햄버거를 세 개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맑게 웃는 아들을 보며 배고픔은 잊었습니다.
아들만 둘을 키우는 친구 부부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중학생인데, 웬만한 성인보다 더 많이 먹습니다.
그 엄마는 늘 마지막에 식사합니다.
아이들을 챙기느라 정작 본인은 제대로 먹지 못했지요.
그 장면이 떠오르면 마음이 짠하면서도 한 가지 생각이 듭니다.
부모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다는 것.
햄버거 두 개를 먹는 아들을 보며 그 장면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가수 션이 했던 말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누군가 션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생겼는데도 부부 사이가 그렇게 좋은 이유가 있나요?”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내는 나무이고, 아이는 열매예요.
열매는 예쁘지만 나무가 건강해야 열매도 건강합니다.
열매만 챙기다 나무를 잃으면, 결국 열매도 병들어요.
그 말을 듣고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집의 중심은 언제나 아내입니다.
아내의 마음이 풍족해야 아이들도 안정됩니다.
아이가 소중한 만큼, 그보다 앞서 배우자를 챙기고 나 자신도 챙겨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가족을 지키는 길이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