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사람은 삶의 곳곳에서 보입니다.
헬스장을 다닌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갑니다.
예전에도 한 달, 세 달씩 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꾸준히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몸이 눈에 띄게 달라지거나 울퉁불퉁해진 건 아니에요.
하지만 확실히 달라진 건 있어요.
운동이 저에게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는 것.
아침마다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고, 가벼운 근력운동이라도 하고 나면 하루가 정돈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며, 마음도 함께 정돈되더라고요.
게다가 뇌 건강에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더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운동이 단순히 몸을 만드는 걸 넘어서, 결국은 ‘나를 다스리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런 헬스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두 남자가 있어요.
둘은 친구 사이로 보였고, 나이는 20대 초반쯤?
아마 취업 준비 중인 청년들이 아닐까 싶었죠.
운동할 땐 서로 카운트를 해주고, 격려도 주고받고.
혼자 하면 지루한 운동인데, 둘이 함께하니 참 보기 좋았어요.
누군가에게 의지가 된다는 건,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두 사람 모두 숙련된 자세와 근육을 보니, 하루 이틀 한 건 아닌 듯 보였어요.
아마 저보다도 훨씬 오래, 꾸준히 운동을 해온 사람들이겠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늘 함께였던 두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명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자주 보이는 친구를 A, 가끔 보이는 친구를 B라고 해볼게요.
A는 제가 헬스장에 갈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있더라고요.
저도 일요일만 빼고는 거의 매일 가는데, 그 친구는 늘 그 자리에 있었어요.
처음엔 ‘자주 오는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어느새 그 꾸준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친구가 없어도 A는 묵묵히, 흐트러짐 없이 운동을 해요.
두 시간 가까이 성실하게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에게는 분명 '태도'라는 힘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기구 사이를 지나가다가 A와 살짝 부딪힌 적이 있어요.
서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지만, A는 먼저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인사했어요.
그 장면이 유난히 오래 남았습니다.
작은 행동이었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태도가 느껴졌거든요.
반면 B는 헬스장을 나설 때,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어요.
밖에서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풀이 죽은 모습이었어요.
어딘가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죠.
하지만 헬스장 안에서는 조금 달랐습니다.
운동 중엔 거울을 자주 보며 자신의 몸을 체크했고, 어쩐지 자기 과시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어요.
사실 A가 훨씬 더 좋은 몸이고 훈훈한 인상이었지만, A는 그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더라고요.
어제도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A는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었어요.
최선을 다하는 그 자세가, 묘하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살다 보면 A와 B처럼, 다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스치듯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오래 곁에 머물죠.
그리고 아주 짧은 순간,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장면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우리는 점점 그 사람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는 거죠.
그게 좋은 인상이든, 아니든. A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마 잘될 거예요.
그 태도는 헬스장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니까요.
공부든, 일이든, 삶 전반에서 그 사람만의 방식으로 분명히 드러날 겁니다.
요즘 정말 많이 느낍니다.
태도가 8할 이상이라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