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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락을 듣는 이유

노래의 탄생 # 5

by Aprilamb
어후 저기 쓰리 샷 왜 이렇게 멋있지?


노래의 탄생 정규편성 이후 5편에서 선우정아 씨가 윤도현 x 허준팀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했던 말입니다. 5화에서는 김광진의 '참회록'이라는 곡으로 윤상 x 스페이스카우보이팀과 윤도현 x 허준팀이 대결을 했는데요. 윤상팀은 정통 탱고 음악으로, 윤도현팀은 정규편성 전부터 쭉 해오던 대로 락을 선택했습니다. 가이드를 들으면서 저도 약간 뮤즈 식으로 편곡하면 멋지겠다 싶었는데, 역시 윤도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윤상팀은 만도 네온 전주부터 현악기, 키보드 모두 뛰어난 호흡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탱고 음악을 완성해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탱고'의 느낌으로, 몽니 김신의가 보컬로 들어갔는데도 크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윤도현팀은 단순 박복되는 리듬에 무겁게 기타가 깔리는 뮤즈 스타일을 선택했는데, 브리지 부분의 플루트와 그 이후 다시 드럼과 기타로 말아 올리는 연결은 정말 짜릿했죠.


선우정아 씨가 칭찬했던 쓰리샷은 사실 락밴드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있지만,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 모두 올라 기립한 상태로 연주를 하는 것은 락이 유일할 겁니다. 이 장르는 박자가 생명인데 - 뭐 안 그런 장르가 어디 있겠냐만은 - 연주자들이 모두 모여 있는 만큼 이어폰보다는 서로 몸 움직이는 것을 눈으로 보며 그것을 맞추게 됩니다. 그렇게 무대 위에서 밴드 멤버들이 동시에 어깨를 내려 누르는 모습을 보면 관객들은 그 박자대로 따라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팅이 아직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리허설 하는 모습 같은 걸 보게 되면 보통 드럼 소리밖에 안 들리는데, 무대 위의 연주자들이 모두 그 천둥 같은 소리에 맞춰 한 몸처럼 박자를 맞추고 있는 모습을 보면. 휴.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하네요.


오늘 저는 약간 확신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마 각 팀에 원곡을 미리 전달해주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장르 선정이나 선택할 보컬의 성에 따라 코드를 그려오는 일 그리고, 악기 선택 정도는 미리 해오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곡 하나를 45분에 세션 합까지 끝낸다는 것은 역시 놀랍죠. 이건 프로듀서의 힘이라기보다는 세션들의 힘입니다.


어쨌든 저는 오늘 선보였던 윤도현밴드의 곡은 폰에 꼭꼭 담아 들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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