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종이비행기

들어봐 이곡

by Aprilamb

며칠 전 윤하의 신곡이 릴리즈 되었어. '종이비행기'가 그 곡이야.


이 곡은 박규정, 이휘민이 함께 작업하고 있는 프로듀서팀인 그루비룸의 곡이지. 나는 개리의 '바람이나 좀 쐐'로 그들의 곡을 처음 만났어. 개리의 랩이 원체 좋아서 웬만한 비트 위에 얹어도 그냥 고급 지잖아. 그런데, 도입부의 오토튠 멜로디도 너무 귀에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찾아봤지.


그때 처음 들어봤어. '그루비룸'


'종이비행기'의 가사는 김이나와 윤하가 같이 썼고, 랩 부분 피처링은 박재범의 H1GHR Music 소속 래퍼 pH-1이 해줬대.


나는 이 곡 벌스(Verse)의 '괜찮아. 자유롭게' 보컬을 듣자마자 너무 좋았어.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슬픈 음색과 감정을 날카롭게 칼로 그어버리는 듯한 끝음 처리잖아.(그리고, 귀여운 것도 있네.) 이번에는 공기의 양을 늘리는 창법으로 그런 특징을 극대화시켰더라고.


가사도 그녀의 음색과 감정에 그대로 녹아들도록 치밀하게 써 내려갔다고 생각해. 브릿지를 보면 '때론 힘들었고 때론 행복했던 모든 순간을 묻을 수 있을까'라는 가사가 있는데, '순간을 묻을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정말 한숨으로 입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부를 수 있게 만들어졌거든. 한번 따라 읽어봐. '묻'만 숨으로 잘 처리해주면 입모양은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말할 수 있잖아? 된소리나 파열음에 의한 감정의 흔들림을 배제하고 클라이막스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구. 물론 노래를 잘 해야지.


후렴구 들어갈 때 비트에서 햇 포함 고음부를 모두 없애고 베이스 비트와 키보드 낮은 볼륨으로 코드만 살짝 짚어주는 진행도 마음에 들어. 보컬은 캐리하고 악기들은 뒤에서 성실하게 밀어주는 느낌이잖아? 아니면 말고.

pH-1은 처음 들어보는 래퍼였지만 능숙하고 영리하게 랩 부분을 커버해 주더라. 윤하의 보컬과 오버랩되는 부분에서 둘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려서 놀랐어.


최근 슬럼프가 너무 아쉬웠는데, 다시 이렇게 멋진 곡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자 한번 들어봐.


윤하의 '종이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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