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법칙
구글 익스프레스는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구글의 원데이 쉬핑 쇼핑 서비스다. 아마존 프라임의 서비스와 대항하기 위해 론칭했지만, 정작 구글은 아마존과는 달리 판매할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그 이유로 구글은 기존의 오프라인 쇼핑몰인 타겟, 홀푸즈, 코스트코, 월마트 등과 제휴를 맺어 그들의 물건을 구글 익스프레스 앱 리스트에 노출시키고, 주문된 물건이 각 쇼핑몰에 준비되면 배송만을 수행한다.
구글이 자신의 사업과 그다지 관계가 없던 쇼핑의 영역에 뛰어든 이유는 그들의 핵심 영역인 검색 분야 중 쇼핑 부문을 점점 아마존에게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BloomReach 설문 결과를 보면 물건을 구매해야 할 때 55%의 고객들이 아마존에서부터 검색을 시작하며 28%만이 구글 외 다른 검색엔진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하니, 구글로서는 자존심 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물론 그들이 회사 비전을 지구 최고의 쇼핑몰로 변경하고, 그 실현을 위한 단계별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마켓 리얼리스트’Market Realist’ 사이트의 올해 초 기사를 보면 구글이 그들의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사용해 오프라인 쇼핑몰들의 판매를 촉진시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로 든 것을 보면 기껏해야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한 음성 주문 정도이니, 내가 왜 구글 익스프레스의 존재를 모른 채로 샌프란시스코에 살았었는지 이해가 갈 정도다. (아마존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쇼핑을 해댔지만, 그들의 에코(Echo)를 활용한 음성 주문은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
갑자기 왜 구글 익스프레스 이야기를 하게 되었냐면,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구글 익스프레스 첫 구매 30% 할인 코드를 보게 되어 해당 앱을 다운로드했기 때문이다. 나로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쇼핑몰의 아이디라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불감중증 사용자로, 마켓 리얼리스트 사이트에서 구글 익스프레스 관련 기사를 읽던 중 '계속 읽으려면 가입을 해주세요'라는 반강제 메시지에 주저 없이 가입신청을 날려버린 그런 사람이다. 그런 내가 6년 동안 존재를 몰라 로그인도 못했던 구글의 서비스가 있었다니 이럴 수가 있나?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구글 익스프레스는 아직 고군분투 중인 것만 같다.
자꾸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다시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이어가자면, 그 30% 할인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고 싶었던 물건을 구글 익스프레스에서 검색했는데 어느 쇼핑몰에서도 그 물건을 입점시키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날마다 물건들이 빠지고 새로 들어오기 때문에 자기 전 한 번씩 성실하게 검색해 주었는데, 고진감래(苦盡甘來)라더니 어제 그 물건이 드디어 월마트를 통해 입고가 된 것이다. 재빠르게 장바구니에 담고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할인 코드가 만료되었습니다.'
라고 하더군요. 망할 구글 같으니라고. 그래서 우울했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