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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Jul 16. 2018

내가 잘하는 것들과 넷플릭스

(feat. 잘하지만 장점은 아닌 것들)

知彼知己면 百戰不殆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손자(孫子)의 모공편(謀攻篇)에 나오는 말이다. 요즘 사회생활에 이런저런 챌린지로 고민이 많은데,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로 우선 잘하는 것부터 하나하나 나열해 봤는데,


밖에 나가려고 준비해놓고 안 나가는 것
안 나가려고 작정하고 안 나가는 것
알아봐 주다가 내가 사는 것
사야 할 논리를 만드는 것
실수로 클릭한 광고의 물건을 사는 것
비슷한 것들을 여러 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
사용하지 않을 것을 예감하면서 사는 것
쓰지 않을 기기들을 충전하는 것
꺼내지 않을 물건들을 가방에 넣는 것
졸면서 깨어 있는 것
책을 머리말만 읽고 마는 것
책을 머리말도 안 읽고 놓아두는 것
뭘 할까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고민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아무것도 안 하다가 조금 죄책감이 들어 넷플릭스를 켜는 것

.....


잘하는 것에도 별게 없으니 못하는 것 나열은 해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열대야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는 바람에 저녁에 제대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잠이라면 소확행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면을 위한 마케팅들도 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각 기업은 호텔 침구, 인공지능 무드등, 자연풍 에어컨, LED 모기 킬러 등 더위를 극복하고 편안하게 잠에 빠질 수 있게 하는 아이템들을 공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밤에 잠 못 드는 건 역시 넷플릭스 때문 아닌가요?


개인적으로는 0.99불짜리 '자동 넷플릭스 탈퇴 앱' 같은 것이 있다면 내 수면에 다른 물건들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것 만 같다. 물론 스스로 구매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극복하는데 넷플릭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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