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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Jan 04. 2020

2019년의 마지막 날

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대충 지내다 보니 2019년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시작하는 날과는 달리 왠지 무겁고 경건한 느낌이 가득한 그 해의 마지막 날.


연말과 신년은 끝과 시작이 붙어있는 형태로, 우리가 한 해가 가고 다음 해가 오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렇지 생각해보면 흔한 구조는 아니다. 퇴직을 하게 되면 대부분 구직기간을 가지고 나서 다시 입사를 하게 되고, 여자 친구와 헤어진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혼자 버티는 시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런 Transit 기간에 우리는 고민, 다짐 혹은 새로운 상황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며 조금은 성숙해진다. 아니, 성장 따위는 내려놓고라도 숨을 천천히 쉬면서 주위를 돌아볼 시간 정도는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를 보내는 것은 조금 다르다. 마지막 날이 되어 조용히 앉아 한 해를 정리해보려 해도, 정규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바로 다음 해의 첫날로 진입해 버리기 때문이다. 복사하다가 손가락을 종이에 베일 때처럼, 비행기로 날짜 변경선을 건널 때처럼, 상태는 순간적으로 변해버린다. 그렇게 되면 과거 회고는 뒷전으로 밀어 두고, 조금은 경쾌한 느낌으로 새해 결심이나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만 같아진다. 이런 황당한 상황 때문에 연말과 정초는 늘 혼란스러웠다. 차라리 자버렸다면 괜찮았을 텐데, 그랬던 기억이 없는 것도 신기하다.  


이 글도 2019년의 마지막이라는 타이틀로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2020년의 첫날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황당했다는 이야기.


어쨌든, 새해에는 복 좀 많이 받고 싶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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