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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Mar 18. 2020

크롬북을 써보셨나요?

Google Chrome OS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부 활동이 줄다 보니 - 사실 이전에도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도 어느 정도잖아요? 그 둘은 등장인과 상황을 기억하면서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제법 피곤합니다. 그래서 그것도 귀찮아지면, 음악을 듣거든요. 음악은 책이나 영화보다는 가볍게 소비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택배가 꽤 자주 오고 있어요. 오늘도 하나 도착했는데, 기념으로 그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누구나 집에 랩탑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을 겁니다. 국내에서 랩탑용 운영 체제라면 누가 뭐래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탑이겠고요. 최근에는 애플의 맥 OS도 꽤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리눅스 정도가 있지만 아마 주변에서 거의 보지 못하셨을 거예요.

제가 오늘 소개드리려고 하는 물건은 바로 구글의 랩탑, 크롬북인데요. 이 랩탑의 운영 체제는 바로 구글의 크롬 OS입니다. 크롬 OS를 가장 간단하게 이해하시려면, 크롬 브라우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네, 바로  인터넷용 브라우저요.



운영 체제 Operating System라는 건 하드웨어를 컨트롤하고 - 전원을 켰을 때 화면을 켠다던가, 필요한 기타 기능들을 로딩한다던가 - 여러 소프트웨어들이 하드웨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간자적인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네 알아요. 어렵게 설명했다는 걸요.

이렇게 한번 설명해 볼까요? 집에 보통 가스관이 들어와 있잖아요. 그리고, 저는 온갖 요리 재료나 도구들을 다 가지고 있는 요리사라고 해볼게요. 너무 요리가 하고 싶은데, 가스를 불로 바꾸어주는 중간자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거죠. 요리하는데 불은 꼭 필요한 요소잖아요. 운영 체제는 바로 이 상황에서 가스레인지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왠지 비유에 실패한 것 같은데...)

어쨌든 랩탑이라는 기계 덩어리에 사용자에게 필요한 오피스나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들을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같은 경우에는 정말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윈도와 맥 OS가 그것이죠. 그때만 해도 구글은 인터넷 검색 쪽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자신만의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그건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윈도나 맥 OS에 설치하는 인터넷 브라우징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크롬뿐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비즈니스는 웹브라우저 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과 지속적인 경쟁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운영 체제를 준비할 필요가 있었죠. 그런데, 2009년 구글은 정말 놀라운 발상의 전환을 합니다.


우리는 이미 운영 체제가 있잖아? 크롬이 바로 그거야!


그들은 사용자들이 대부분 랩탑을 인터넷 검색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그 용도로만 한정한다면 검색용 웹브라우저가 일종의 운영 체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드웨어에 설치형으로 제공되던 소프트웨어들도 하나둘 웹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웹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많아지던 시기였거든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크롬 OS이고, 그것을 올린 크롬북이라는 랩탑이 2011년 처음 발매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렴한 가격과 낮은 사양에서도 잘 돌아가는 특성 - 브라우저만 잘 돌아가면 되니까요 - 때문에 교육용에서는 아이패드와 윈도 랩탑을 밀어내고 2018년에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았겠어요? 꽤 오래전부터 사용해보고 싶었는데, 구매해봤자 며칠 후면 책상 속에 처박아두게 될 것 같아서 매번 장바구니에만 담았다 뺐다 했죠. 그러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렇게 구매를 하게 됐네요.

우선 첫인상은 아름다웠습니다. 움직이는 프로필을 지정할 수 있는 로그인 창부터 너무 예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UX가 윈도나 맥 OS 보다 더 마음에 들었는데, 필요한 기능의 배치부터 아이콘 모양까지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미니멀리즘 Minimalism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제가 구매한 넷북은 해상도가 QHD+로 고해상도인데, 전체적으로 브라우저 내의 폰트나 애플리케이션 메뉴도 모두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 윈도 10까지도 아직은 고해상도 지원이 서툴다고 생각하거든요. (Scrivener 같은 경우에는 윈도용이 있어도 고해상도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하단의 독이나 앱 런처는 맥 OS 느낌이고, 스테이터스 바는 윈도의 그것과 비슷해요.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기존의 크롬 브라우저 세팅을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에 복잡한 준비과정 없이 과거의 경험을 매끄럽게 연결할 수도 있고요. 얼마 전부터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용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는 마켓)도 지원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같은 프로그램도 설치가 가능해졌습니다. 아직 테스트해보지는 않았지만 안드로이드용 앱이 지원되는 메신저, 은행 혹은 쇼핑몰 서비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겠죠?


조금 더 사용해봐야겠지만, 이 정도로 완성도 있는 운영 체제에 안드로이드용 앱까지 지원되는 이상 캐주얼한 사용에는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운영 체제의 완성도와는 별도로 크롬 브라우저의 인기가 갑자기 훅 떨어져 버린다면 애매해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뭐 싸니까. 추천해도 나중에 욕은 안 얻어먹을 것 같긴 한데, 심심하시면 한번 사보시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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