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아빠 혼자 준비한 캐나다 유학 #2

지역과 학교, 전공 선택 기준

by DOUX AMI

Chapter 2. 지역과 학교, 전공은 어떻게 선택했나



이렇게 캐나다 유학을 결정했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죠. 바로 지역 선정과 학교 그리고 전공 선택이라는 관문이 남아있었던 거예요.


1. 지역 선택


[캐나다 지도 (출처: Wikipedia)]


지역을 선택함에 있어 먼저 주요 주(Province)들의 특징들을 나열해 볼게요.


한국에서 가깝고 상대적으로 겨울 날씨가 덜 추운 태평양 연안의 밴쿠버로 대표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BC)

캐나다를 대표하는 경제의 중심지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

프랑스어를 잘한다면 이민에 유리한 퀘벡

세금이 가장 저렴하고 로키 산맥이 가까운 앨버타

이민이 가장 수월한 서스캐처원

대서양 연안에 있으며 한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AIPP 영주권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4개의 주 (노바스코샤, 뉴브런즈윅,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이 안에서 지역 선정을 함에 있어 저의 경우는 영주권 프로그램만 생각하지 않고, 가족들이 적응하기 좋을 인프라나 한인 커뮤니티, 자연환경 등 다각도에서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혼자 몸이 아니다 보니 어린 자녀와 배우자의 환경 적응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중요한 요소니까요.

대도시의 경우 물론 당연히 인프라가 잘 구축된 만큼 지금도 사람이 많아서 이민까지 생각한다면 쉽게 선택하기 어렵죠. 특히, 렌트비로 대표되는 생활 물가가 아주 높기 때문에 경제적인 상황도 고려해서 지역을 선택해야 해요.

반면에 중소도시나 외곽지역의 경우 사람이 적어서 영주권 진행은 유리할지 몰라도, 막상 학교 졸업 후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대학에서 만난 한 방글라데시 친구는 원래 매니토바 주의 위니펙에 있는 컬리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는데 졸업하고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BC 주로 옮겨 온 케이스였어요.

이처럼 단지 유학을 간다고 하더라도, 졸업하고 취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반드시 그 지역에서 내가 공부한 분야의 취업이 수월한지 여부도 미리 살펴봐야 해요.

저의 경우에는, 서울만큼은 아니더라도 대도시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서 아이와 함께 유학하고 싶었고, 태평양이 맞닿아 있고 겨울 추위가 덜 가혹한 점이 마음에 들어 BC 주 밴쿠버로 지역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물론 어마어마한 렌트비를 매달 지불할 때와 졸업 후에 영주권을 고민하는 시점이 되어서는 다른 지역에서 시작할걸 하는 후회도 들었지만, 적어도 학교 다니며 아이 학교 보내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전혀 후회되지 않았어요.

지역은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명확한 경우 가고 싶은 학교가 있는 곳으로 선택하거나, 가족들과 상의해서 경제적인 부분과 인프라를 포함한 생활환경 요소, 졸업 후 취업할 계획이 있다면 취업 가능성 등을 면밀히 비교한 후에 우선순위를 잘 판단해서 결정해야 하는 사항이에요.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 속에서 아이가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가족의 유학 생활에 관건이기 때문에 배우자와 잘 상의하고 서로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수지요.

이렇게까지 지역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캐나다의 땅덩어리가 워낙 크기 때문이기도 해요. 주를 이동한다는 건 사실 다른 나라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태평양 연안의 BC주와 대서양 연안의 노바스코샤 주는 시차가 무려 4시간이고요, 각 주 별로 보험제도, 세금체계,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 등이 전부 다를 정도예요. 쉬운 예로, 만약 한국에서 다른 도시로 이사를 했는데 자동차 번호판을 새로 받고, 면허증도 갱신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그만큼 큰 나라 안에 어느 지역에서 첫자리를 잡느냐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어요. 한 번 자리 잡으면, 주 안에서 다른 도시로 가는 건 몰라도 주를 이동한다는 건 또 다른 모험이자 큰 변화가 될 테니까요.



[각 주 별 자동차 번호판 (출처: www.worldlicenseplates.com)]


[캐나다 타임 존 (출처: www.timetemperature.com)]


[각 주 별 세율 (출처: www.retailcouncil.org)]



2. 학과, 학교 선택



지역 선택을 했다는 건 어느 정도 학교나 학과에 대해서도 마음을 정했다는 뜻일 거예요. 주 뿐만 아니라 그 주 내에 어느 도시에서 지낼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하셨을 테니까요. 보통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학과를 선택하는 것 같아요.



영주권 관점


자녀 무상 교육 후 돌아올 계획이 아니라, 학교 졸업 후 취업을 통해 영주권까지 생각하고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어떤 학과를 졸업해서 어떤 일을 해야 영주권 획득이 유리할까를 가장 먼저 고민할 거예요. 이 과정에서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까지 고려해서 지역/도시도 함께 고민이 되었겠죠. 주의할 점은 졸업 후 취업해서 캐나다 내 1년 경력을 만들기까지 지금부터 최소 3~4년 이후의 먼 미래라는 거예요. 그 말은 그 사이에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또는 어떤 직업군이 갑자기 뜨거나 짜게 식어 버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거죠.

실례로, 2022년 11월 16일 BC 주정부 이민 정책이 변경되면서 점수계산 시스템이 완전히 바뀐 적이 있어요. 점수 계산이 뭐 그리 큰 변화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5점 10점 차이가 정말 큰 이민 제도 안에서 지역 점수의 대대적인 개편이나 NOC 레벨에 따른 점수가 없어지는 등의 변화는 영향이 정말 큰 사안이거든요. 더구나, 어떤 직군으로 어느 지역에서 1년 경력 쌓아서 영주권 신청해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준비를 하던 분들에게는 하루아침에 계획한 점수가 안 나와버리는 상황이 된 거예요. 이럴 경우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역을 옮기기도 쉽지 않고, 영어 성적이나 시급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올릴 수도 없으니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어요.


[BC PNP 지역 점수 변경 전 / 후 (출처: BC PNP Guide)]


기본적으로 캐나다 이민 정책은 큰 틀에서는 10년 단위로 바뀌고, 5년 단위로 작은 변화들이 있어요. 이를 테면, NOC 코드 변화와 같은 부분이 5년 단위로 업데이트돼요.


6.png [NOC Version (출처: noc.esdc.gc.ca/)]


장담하건대, 그 어느 누구도 이런 변화를 미리 알 수는 없어요. 다만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놓고 내가 한국에서 쌓은 경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향후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학과를 선택하고 그 학과의 커리큘럼이 좋은 또는 생활환경이 좋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에요.

그리고, 보통 영주권을 위한 취업, 캐나다에서의 고소득을 생각한다면 기술직이나 IT 관련 분야의 학과를 많이 선택하는 추세예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의료 공백이 이슈가 되면서 보건 분야가 크게 뜨고 있는 것 또한 주목할만한 현상이기도 하고요. 다만, 유아교육이나 보건 분야의 인기가 계속되리란 보장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요리사 (Cook 계열) 취업만 하면 영주권 받기가 정말 쉬웠기 때문에 한창 인기 있는 전공이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이게 계속 지속될 수 없는 이유가, 부족한 직업군이라서 영주권을 우선적으로 쉽게 선발해주다 보면 어느 순간 노동 시장에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영주권 선발에 제한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시점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니까요. 아무튼 당장 인기 있는 직군의 학과라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점을 꼭 명심하시길 바라요.



진로 관점


두 번째로 생각하시는 것이 내 인생의 진로예요. 즉, 한국에서의 커리어나 경력 무시하고, 새로운 세상에서 새롭게 내가 배우고 싶은 것 배워서 제2의 인생을 한 번 살아보겠다 하는 분들의 학과 선택 관점이죠. 어떤 면에서는 영주권이나 이민에 있어서는 불리한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사실 한국에서 수능 점수 맞춰서 대학 가서 졸업하고 취업해서 직장 생활하던 경험을 캐나다에서 또 하기는 싫잖아요? 그런 생각 속에서 원하는 공부 해보고, 새로운 분야에서 내 커리어를 쌓아보자는 결심을 하고 그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다만, 이 경우에 영주권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요.

저의 경우에는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밴쿠버 지역을 선택을 하고 나서 학과 선택을 하려고 보니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뉘었어요. 기술직으로 방향을 잡고 가려면 BCIT의 컴퓨터 또는 전기, 전자 분야 학과를 졸업해서 관련된 분야로 취업을 한다는 방향이 하나였고요. 나머지 하나는 전문적이지는 않겠지만 관광산업으로 유망한 도시인 점을 고려해서 관광 관련 학과를 진학해서 다양한 관광 산업 관련 직업을 구한다는 방향이었어요. 한국에서 이미 공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분야를 또 배우고 싶지 않아서 저는 관광 관련 학과를 선택했는데요. 취업처는 많은 반면 전문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급이 높지는 않다는 점이 단점이 아닐까 싶어요. 아시다시피, 캐나다는 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IT 분야나 기술직 종사자들은 시급이 꽤 높아서 외벌이로도 가족 생계가 가능한 정도거든요.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고 엔트리 레벨에서는 맞벌이가 필수인 사회인건 맞아요.

한 편으로는 커리어의 업데이트를 위해 석사/박사 과정을 진학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이런 분들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깊게 언급하거나 고려하지는 않을게요. 저 역시 MBA를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정말 MBA를 할 거라면 토론토 대학이나 UBC 등 소위 말하는 네임 밸류가 있는 학교가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MBA 할 거면 미국을 가야지 왜 캐나다냐 라는 반문을 제 스스로 가지기도 했고 그에 대해 마땅한 답변을 찾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쉽지 않은 석박사 과정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녀 교육까지 신경 쓰면서 해나갈 자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여담으로, 한국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배우는 분들도 있어요. 와이너리 학과가 그 대표적인 분야가 아닌가 싶네요. 캐나다의 와인, 특히 아이스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굳이 영주권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자녀 유학을 위해 컬리지 진학 하시면서 신선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한국에 돌아가서도 쓸모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학과의 경우 커리큘럼으로 제공하는 학교 자체도 그리 많지 않아서 학교나 지역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지요. 그래서 오히려 학과 선택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지역까지 정해져 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누군가는 그렇게도 말하더군요. 한국에서의 삶의 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민을 선택해야 하는 거라고요. 그렇다면, 학과 선정도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내 커리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한국에서보다 선진 분야인 학문을 접하는 것이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생겼을 때에도 쓸모 있고 도움 되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유학 시절을 지나고 나니 하게 되네요. 이런 걸 누가 유학 전에 미리 얘기해 줘서 알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서 이야기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학과와 학교는 캐나다 사회에서 자리 잡기 유리한 분야의 전공을 선택하거나, 영어 공부 또는 한국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거나 한국보다 수준 높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나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킨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민정책이라는 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거라서, 내 적성도 고려 안 하고 영주권만 바라보고 부화뇌동하지 말았으면 해요. 특히, 나 자신의 생각이 없으면 유학원이나 이주공사와 같은 외부의 의견에 쉽게 휩쓸리기 쉬우므로 이 부분을 항상 경계해야 해요. 이번 기회에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내가 진정 원하는 것, 바라는 것, 그리고 내면의 본모습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라요. 이주공사와 유학원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좀 더 깊이 얘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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