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 (樂詩)
어느 날 저녁 잠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내가 궁금해져 내게 물었다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아는지
과연 나를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뭔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
뭘 할때 제일 행복한지
어떤 때 제일 화가 나는지
가장 소중한 추억은 뭔지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앞으로 가장 도전하고 싶은 일이 뭔지
열번 스무번 질문들을 대뇌이면서
내가 묻는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봤다
비록 오늘 대답한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뀔수도 있겠지만
마치 거울 앞에 발가벗고 서서
거울 속 내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듯이
그렇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순간을
세상에서 태어나 처음 가져봤다
문득 세월이 흘러가며
내 모습이 달라졌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나를 다시 마주하려 한다
내가 정말 나를 아는지 궁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