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잔디밭
어린 사자와 소녀
뒹굴고 장난치며
깔깔 까르르
타고난 본성에
힘과 애정을 서로에게
눈 맞추듯 자란다
그림자 길어진 사파리
여인과 사자
흔들리는 풀잎만이 정적을 깬다
눈 맞출 사이는 아니다
물어뜯고 총을 쏘아야 하나
적절한 거리에서
서로의 살길을 살핀다
원래 나는 없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
대상이 생존의 도구인지
관계의 대상인지
그 경계를
매일 새롭게 세우며
사랑하며 살 뿐이다
바람은 대상을 통해서 존재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