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최유리, 가벼운 꿈
나는 원래 매일 밤 꿈을 꾸는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꿈을 안 꾸고 자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어느 순간 꿈을 꾸지 않은 날이면 꼭 몽유병 증세가 나타났다. 그 이후로는 꿈을 꾸어야 안도감이 든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꿈에 주로 가족이 등장했고, 이십 대 중반부터는 누군가와 아주 깊어졌다가 멀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특정 인물이 등장했다. 삼십 대부터는 내가 극도로 스트레스받는 사람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불면증을 경험했다. 공교롭게도 그때 내게 누구보다 힘이 되어준 사람과 그다음 해에 멀어지면서 아주 오랜 시간 무거운 꿈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잠에 들어도 새벽에 두세 번은 기본으로 깼다. 깨지 않는 날엔 얕은 잠을 겨우 이어간 날이 많았다. 2년도 지난 일이지만 나는 여전히 깊게 잠들지 못한다.
최유리의 <가벼운 꿈>은 그런 내가 요즘 느끼는 감정을 사진처럼 찍어낸다. 나는 이제 잘 잔다며 모른체하거나 얕은 잠이 힘들다고 투정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잘 못 자, 그래도 가끔씩 잘 자고 일어날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뭐가 무서운지도 모르고 잘 지내”라며 담담하게 말한다. 오랫동안 불면증에 시달려본 사람이라면 안다. 두 눈을 감아도 창밖의 차 소리, 고요한 집의 냉장고 소리가 자연스레 흘러들어오는 긴 시간을 견디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럼 어느 순간엔 낮에 잠깐 조는 정도만으로도 만족하게 된다. 그러니 유리도 ‘여전히 나는 깊은 잠을 자진 못하지만, 이 정도라면 다 괜찮다’는 말을 했던 게 아닐까. 지독한 불면증을 겪어본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겸손함이다. 어쩌면 나는 평생 잠 못 이루는 밤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말은 반대로 하면, 이 노랫말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비로소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