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더

피할 수 없는 인간사의 하나

by 시우

이번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84세의 앤서니 홉킨스가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자신과 생년월일, 이름이 같은 치매 환자 안소니 역할.

프랑스의 소설가, 극작가이자 감독인 플로리안 젤러는 8년 전 연극으로 올렸던 작품을 각색을 하고 감독까지 맡아 영화로 만들었다. 그렇게 나온 영화가 "더 파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치매 환자 안소니의 시각과 객관적 시각이 혼합되어 처음에는 어리둥절 하다가 이내 극중 안소니가 느끼는 혼란과 공포가 고스란히 이입된다. 밖에서 보는 치매 환자들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 왜 나오는지 그의 시각에서 전개되는 영화는 독특하고, 마지막 장면은 애잔하고 슬프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노화에 따르는 하나의 현상이자 정말 피하고 싶지만 인간의 뜻대로 되지도 않고 아직 치료도 할 수 없는 이 질환. 그 어느 집안에서나 나이 든 부모님의 문제가 있고 또 언젠가는 모든 인간이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자는 없다. 각 가정에서 현재 당면하고 있거나 곧 닥치거나 아님 내가 맞게 될 수도 있는 현실적 문제.

전에 낙상으로 인한 뇌졸중으로 엄마가 입원하셨을 때 엄마의 뇌를 찍은 사진을 보고 놀랐다. 바짝 마른 호두처럼 쪼그라든 뇌의 모습. 노화된 뇌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 후 점차 엄마의 기억력은 흐려졌고 단기 기억이 점차 오락가락하시더니 최근의 기억부터 차츰차츰 흐려져갔다. 혼자서는 생활이 불가능하신 상태가 되었다. 예전 기억은 남아 있었지만 방금 한 이야기는 기억을 못 해 같은 질문을 열 번 스무 번씩 하시더니 뒤이어 점점 시간 공간 감각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평소 성품대로 모든 것에 감사해 하시고 사람도 잘 알아보셔서 이대로만 지내주셔도 고맙기 이를 데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매일 같은 질문에 열 번씩 답을 하더라도 말이다.

영화 속의 안소니를 보며 엄마가 떠올랐고 안소니의 두려움과 혼란이 그대로 다가왔다. 그토록 애착을 가지던 집을 떠나 딸네 집으로, 그리고는 결국 요양원에서 생활하게 된 그가 두려움에 떨며 "엄마가 보고 싶다."라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현재의 우리 부모님 시대 노인분들의 모습이자 어쩜 미래의 내가 마주칠 모습일지도 모르니. 더욱 착잡한 것은 더 나은 대안이란 것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가에 대한 답이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니 말이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에서 연령이 5세 증가할 때 마다 치매 유병률은 2배 정도 높아져서 65-69세의 유병률은 3% 정도인데 80-84세 노인들의 경우는 약 25% 정도의 치매 유병률을 보인다고 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약물이 대거 개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치료제는 없는 상황에서 치매는 모든 이들의 노후에 가장 두려운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인 "안소니"라는 배역, 자신의 나이를 연기한 이 노배우는 이 역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 탄탄하던 배우 숀 코네리도 마지막에 치매를 앓다가 타계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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