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스웨그
"검은 척 하려는 쟤와 달리 내 정체성은 대한인"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십자가>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
너가 원했던 것 그리고 소망하는 것 중 너가 대체 이룬 것은
있냐? 꿈을 찾는다면서 쓸 데 없이 가는 대학교
부모 등골 파먹는 문제아죠 학교를 가는 이유에 대한 대답도
못하는 수동적인 따까리 멘탈로
끌려다니기 바쁜 절대 리더는 못될 놈
자기주장 못 펼치고 또 쎈 척
쿨 한 척 하는 그런 놈이 너잖아 제발 좀 솔직해
비와이, <자화상> 중
시간은 가지 tic toc 그 시간 속에서 기도로
나는 매일 손을 모으고 하늘로 부르짖어
의심 대신에 확신을 두려울 땐 담대함이 늘
나에게 머물도록 내가 나약한 내 자신을
의지하는 것이 아닌 아버지 당신을 의지하게
날 세우소서 나는 아직까진 너무도 미비하기에
그러나 미비한 만큼 창대 하다는 것을 믿지 언제나
지금은 먼 미래지만 오늘이 되겠지 언젠가
비와이, <The Time Goes On> 중
역사의 흐름 가운데
야망이 아닌 소명
광명을 따르지 않는 건
내 본질의 소멸
언제나 주시해 내가 보는
푯대를 노려
푯대를 노려 아주 소리 없이
비와이, <흔적> 중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쟘」 「라이너․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윤동주, <별 헤는 밤>
Korea ura
우리는 자유 할 때가 자연스러운 법
자연스러운 것이 멋스러운거고
가진 걸 자랑하는 게 얼마나 자연스러운건지
비와이, <나의 땅> 중
내 피부가 원천이 되어진 음악이네요
노란색에 물들 시간 yello Yelloism
비와이, <Yelloism> 중
제 꿈 중 하나가 한국에서 하는 힙합을 꼭 외국말로 하지 않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자기네 말로 번역해서 듣는 거예요. 글로벌적인 샤웃아웃이랄까요? 인종을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Yello'라는 단어를 외치기 시작했어요. (씨잼)
‘Yello’라는 것도 저랑 씨잼이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비와이가 와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도 항상 그걸 생각하고 있었다고요.(키보)
[인터뷰] 씨잼 (C Jamm)
우리가 한국인이 아닌 게 이제는 너의 칭찬이 돼
부정된 나의 피 나의 피부 이건 내가 바란 게 아닌데
진짜라는 게 내 얼굴이 까만 색깔일 때
라면 내 살을 때묻게 하는 게 답인지 아닌지 다들 왜 몰라
이제 엉덩이 밑에 안 걸치는 내 바지
검은척하려는 쟤와 달리 내 정체성은 대한인
비와이, <찬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