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

도연호

by 도연호

잠수부는

하얀 직사각형을 디디고

까만 심해로 잠수한다


아스팔트를 헤집어

흘러내리는 손목을 움켜 끌어올리는

투명한 손들


젖은 인어가 누운 하얀 해변에


빨간 남자가 서고

초록 여자가 걷고


반짝이고


빨갛게 붉히고 신호를 기다릴 때

끝이 맨끝으로 향하고 있어

너는 끝까지 걸어가야지

인어는 해처럼 배영을 한다

누운 나는 비로소 똑바르게 서서

검고 하얀 건반을 헤엄쳐

깜박깜박 숫자들이 없어져가면

여자는 남자의 손목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고

월요일 연재
이전 03화벙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