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그리워하는 어느 딸의 일기
나무로 만들어진 예쁜 가구를 보면
아빠가 생각난다.
내가 생각하는 아빠는 자연인이셨다.
세상 욕심 없고 그저 하고싶은 것 즐기며 순박하게 사셨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그래서 엄마가 마아아않이 힘드셨지만(?)⠀ 그래도 엄마랑 나는 아빠의 그런 면을 좋아했다. ⠀ 아빠는 머리로 생각한 것을 뚝딱 만들어내실만큼
손재주가 좋으셨고, 어린 우리 남매에게 책장을
뚝딱 만들어주셨다. 교육엔 전혀 관심 없으셨지만, 매일 머리맡에서
동화책을 읽어주시던 엄마의 책사랑에 알맞은
선물이었다. ⠀
⠀
어느 날, 스무살 먹은 책상이 여기저기 얼룩진 채로 아빠의 빈자리를 우두커니 지키고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빠의 성향을 쏙 빼닮은 나는 페인트를 주문했고, 바로 마당에 펼쳐놓고 붓과 롤러로 옷을 입혀주었다. ⠀
눈물이 났다. 한 때는 원망도 많이 했던 아빠가 너무 보고싶어서. 자르고 붙이고 사포로 문대고 니스칠하고 하나하나 만들며 우리에게 짜잔- 하고 보여줄 생각에 들떴을 20년 전 아빠의 모습이 떠올라서.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이 너무나 슬퍼서. ⠀
그래도 참 다행이었다. 내가 그 집을 떠나기 전 발견하여 새 옷을 입혀줄 수 있어서. (아빠의 성향은 셋 중 나만 닮은 것 같다...)⠀
⠀
나는 예쁜 가구를 보면 아빠가 생각난다. ⠀
예쁜 가구 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매일 아빠가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