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디데이 프로젝트
퇴사 디데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 지 8일째다. 예전에도 30일 블로그 쓰기에 도전한 적 있지만, 역시나 매일 글쓰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도전하는 이유는 이렇게 100일을 작성한 후 분명히 변화가 있을 거라는 확신 때문이다. 적어도 매일 글 쓰는 요령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나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0일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힘이 든다. 내 능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힘이 들까라는 의문도 든다. 어제는 잠들기 바로 직전 겨운 눈꺼풀을 부여잡고 12시 2분 전 글을 올렸다.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일단 발행을 눌렀다. 야심 차게 준비한 내 프로젝트가 7일 만에 끝나면 안 되니까.
길을 걷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잠시 시간이 날 때면 오늘은 어떤 내용을 쓸지 고민한다. 문제는 이제 적지 않으면 생각이 금방 휘발된다는 거다. 워낙 많은 생각들이 뒤엉켜 있다 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잠깐 했던 생각은 나중에 기억하려고 온갖 인상을 쓰고 노력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래도 잘 기억하는 편이었는데. 나이 탓을 하기보단 일이 많아서라는 핑계를 대본다.
오전 8시부터 5시, 출퇴근 시간을 합하면 오전 6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의 가장 중요한 시간을 모두 회사를 위해 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출근길, 퇴근길, 이동하는 시간 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짜 내 일을 하고 있다.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해결해야 하다 보니 정말 초집중해서 일을 처리한다. 그래서 효율이 높은 거 같기도 하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감사패라는 걸 받았다. 2018년도부터 지난주까지 네이버 중국판에 중국어를 연재한 적이 있는데 내년부터는 네이버 메인 노출이 AI 추천으로 바뀌면서 연재가 불가능할 거 같다며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중국판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보낸 것이다.
처음에 연재를 시작한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물어봤던 건 연재 비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를 받고 하는 건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돈을 받고 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때 나는 돈보다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게 하는 강제적인 동기와 SNS를 운영해 보는 경험이 필요했다. 그렇게 2년 좀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운영을 했고 결과도 생각보다 좋았다. 그 연재 경험을 시작으로 2권의 도서 집필과 2권의 도서 조판, 와디즈 펀딩, 유튜브 영상 편집 등 정말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들이 언젠가 내 일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다. 사실 잘하고 있는 건지 수십 번을 스스로에게 물어본 결과에 따른 믿음이다. 그만큼 눈에 띄는 대가 없이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고 계속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지금 딱 이 글쓰기 프로젝트가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글쓰기를 하고 있다.
이번에도 나 자신의 선택을 한 번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