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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a Dec 30. 2020

36년만에 마지막 출근 D-92

퇴사 디데이 프로젝트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36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2020년 12월 말,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 자기님을 만났다.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된 은퇴라서 마음이 복잡한 모습이었다. 36년을 우직하게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신 분 같았기에 그 마음이 더 안쓰러웠다. 얼마나 허무하고 허전하실까.... 10년을 일한 나도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이렇게 마음이 복잡한데 하물며 36년이면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오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이다.


'입사할 때는 입사하면 받을 수 있는 좋은 것들만 말해줬는데, 은퇴를 앞두고 퇴직자를 위한 특별 교육에서는 나가게 되면 내가 모든 걸 부담해야 한다. 사라지는 혜택들을 말해줬다'


올해 초 <린치핀>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그 책에서 평번한 직원들을 '톱니바퀴'라고 했다. 언제나 교체할 수 있는 부속품과 비교한 것이다. 모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있든 없든 회사는 잘 굴러 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잊고 있다가도 가끔 우리를 그렇게 부속품 마냥 대우하는 회사를 보면 울컥 울컥 한다. 내가 이런 대우를 받으려고 그토록 미친듯이 일했던가. 나도 이 정도인데 36년 간 헌신해서 일하신 저 분은 얼마나 허무할까?


내가 만약 창업을 하고 직원을 두게 된다면 절대 '톱니바퀴'와 같은 대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살가운 성격도 아니거니와 누군갈 잘 챙기는 성격도 아니기 때문에 가족같이 대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동료나 협업자, 파트너로 대우할 것이다.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니까.


미리 준비할껄 그랬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퇴사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저것이 현실이다. 초반에 좀 힘들더라도 독립할 수 있도록 힘을 내보자.



이렇게 오늘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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