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디데이 프로젝트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열심히 지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오늘도 평소와 다름 없이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뉴스를 보는데, 문득 앞으로의 삶이 막막하게 다가왔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은 운 좋게 아직까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이곳이 아니라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나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나도 저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으니까.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그렇겠지?
어제 모두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것도 딱 내 이야기다. 삶을 한번 바꿔보겠다고 이렇게 매일 노력하고 있는데,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며 보란듯이 자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순간 허무함이 밀려온다. 물론, 정신력이 풀로 차 있을 때는 '그래, 매일 주식에 신경 쓰는 것도 힘든 일이니까'라며 쿨하게 인정하고 '그래도 정신적으론 내가 더 행복할 거야'라는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지만, 지금처럼 정신력이 간당 간당할 때는 오늘 처럼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괜히 블로그도 정리하고 다이어리에 일정도 체크해 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라.
그래도 이런 걱정을 퇴사 전에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마 퇴사한 후였다면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을 것이다. 지금은 퇴사까지 79일이라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일수가 남아 있다. 이 기간 동안 퇴사 전 의미 있는 일들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불안함을 덜 수 있다.
문득 퇴사 후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정신력을 풀로 채우고 연락해봐야겠다.
이야기 좀 들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