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그 순간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어떤 시간 속을 지나왔는지를 되묻는 깊은 사색의 시간이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과거는 시간이 흐를수록 대부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다듬어진다.
처음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겁게 느껴졌던 기억들,
가장 힘들었던 시련, 가슴 아리도록 아팠던 이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깊은 슬픔. 그 모든 장면들이 세월의 층위를 지나 어느덧 삶의 배경이 되고, 아주 작은 흔적처럼 남는다. 그 흔적은 언젠가 맑은 날,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친구와 조심스럽게 꺼내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기도 한다.
과거를 되짚는 것은 자책을 위함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많기에, 회상의 시간은 늘 잠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이 주는 울림은 깊다. 그 순간들이 쌓여 우리의 가치관을 만들고,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놓는다. 고통의 흔적조차도 결국은 인생의 밑거름이 된다.
어쩌면 인생은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계속 그려나가는 하나의 캔버스일지도 모른다. 지나간 색조는 이미 굳어버렸고, 지금의 나는 그 위에 또 다른 색을 덧칠해 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언젠가 그 모든 흔적들이 조화를 이루는 그림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우리는 비로소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