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톡스 공간 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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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의 난, 이렇게 일을 벌인 것에 대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나를 자책했을 것이다. 매순간 순간을 후회로 살며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나는 하루들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그때 나와 다르다. 불현듯 올라오는 불안감에도 해결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자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디서 본 이 문구가 나에게 <공간디디>를 열게 했고 어떻게 운영을 할 지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오늘을 살며 과거를 머물렀던 내가 지금과 미래를 생각하면서 사는 것은 짧은 기간동안 급진적인 발전이지 싶다.
겨울의 햇빛이 이렇게 뜨거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 했다. 투명한 유리창은 바람의 한기는 막아줬지만 태양의열은 그대로 통과 시켰다. 햇빛을 마주해서 선택했던 공간이 그것이 최대 단점이 되리라고는..... 단열필름을 시공했다. 층고가 무려 5m 가까이 돼 비용도 배가 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필수지출비용이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열기는 줄었는데 눈부심은 그대로다. 창업관련 수많은 영상을 봤지만 유리창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인테리어 관한 영상에서도 햇빛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실제 경험하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결국 커튼까지 설치하기로 한다.
오픈 4주차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손님은 0명. 하루에 열두번도 넘게 롤러코스터를 탄다. 너무 성급했나. 너무 고민을 하지 않았나. 내가 너무 앞서갔나. 비싼가. 매력이 없나. 제약이 많나. 이곳이 아니었나. 놀러 온 지인들의 많은 말들도 들어야했고 가족들의 잔소리도 들어야 한다. 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만 심장에 작은 바늘들이 꽂힌다. 멜 로빈스의 말이 생각난다. "그들이 나에 대해 오해하게 둬라. 그들은 그럴 권리가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렇다. 다른 사람들의 말들에 좌절할 시간이 없다. 시작한 것도 나이고 선택을 해야하는 것도 나이고 움직여야 하는 것도 오직 나이다. 처음으로 하는 내 것이니까 수많은 생각 끝에 몇 가지 분석을 해 봤다.
첫 번째 상권. 사람이 많이 다닌다고 해서 상권이 형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동네 사람들이 어떤 것을 주로 소비 하고 향유 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곳은 아파트 단지, 빌라, 오피스텔이 많지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적다. 그것이 나에게 해낼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이 됐는데 시작부터 약간 좌절의 포인트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 곳에서 문화를 소비하지 않기 때문일까? 이 곳에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일까?
두 번째 커피. 한국 사람들이 커피에 중독되어 있는 것은 잘 알았지만 이토록 피할 수 없는 선택인 것인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분명히 두통이든, 속쓰림이든, 심장 두근거림이든, 수면방해든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선택권의 부재인지, 커피가 신체에 끼치는 영향이 와 닿지 않은 것인지 그것도 잘 모를 일이다.
세 번째 휴대폰. 디지털디톡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고, 휴대폰의 부정적인 영향을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다? 난 인지하지만 미처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 굳이 휴대폰을 보관하면서 뇌를 휴식해야돼? 라는 저항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는 신체의 일부와 같아진 휴대폰을 내 근거리에 두고 안 보는 것과 보관을 해야하는 것에 대한 벽이 높았다. 긴급한 연락이 오든 안 오든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열어봐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 휴대폰이 주는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인데 내가 아직 그것을 전파하기에는 멀었다.
결국 현실적인 부분을 계속 배제하면서 무한한 투자를 하며 공간을 운영 할 수 없기에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보기로 했다. 상권은 내가 당장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홍보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격을 낮추고, 시간제로 운영하고, 휴대폰 보관은 자율로 맡기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또한 커피는 반입이 가능하게 바꿨다. 최근 읽고 있는 책 <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 지음)>의 한 문구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당연하지 않지만 미래에 당연해질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드디어 손님이 왔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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