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루의 문을 독서로 열고 있다. 약간은 찌뿌둥하고 약간은 개운한 몸을 일으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지난 아침 책갈피를 꽂아 놓은 책을 잡아든다. 물론 좋아하는 음악을 재생하는 일 역시 잊지 않는다. 반쯤 뜬 눈으로 글자에 집중한다.
아침에 눈 뜨면 휴대전화를 붙잡고 SNS를 하느라 기본 1-2시간은 날리던 지난날과는 다른 모습이다. 생활 습관을 바꾼 근본적인 이유는 나는 현재 부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자'라는 말이 뭔가 (지나치게 솔직하고) 저속해 보여서 기피해왔지만 최근 나의 사고와 마음가짐을 완전히 뒤바꾼 책(이 책은 나중에 소개할 계획이다.)을 만난 뒤로 나는 조금 더 솔직해지기로 했다. 나는 부자가 될 거다.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바꾼 생활 습관은 내가 현재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SNS를 중단한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문장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보다 두려운 말이 있을까. 지금 내 삶에는 아무 일(Anything)도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모습 그대로 지속되는 일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제발 내 인생에서 무슨 일(Something)이라도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에 SNS 지웠다. 이후로 공고했던 내 삶의 일정한 균열이 일어났다. 오늘은 그것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글 서두에서처럼 요즘 하루의 시작은 반드시 독서이다. 인문학, 경제학, 사회학, 자기 계발 등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뇌의 근육을 만드는 중이다. 이전에는 독서할 시간이 없었다고 핑계를 댔다면 이제는 아침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그 시간이 나의 독서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풍부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휴대전화 속 조그마한 화면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에 함몰되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지식의 눅진함을 책에서 느껴볼 수 있다. 아주 가끔 그날 읽은 책의 내용이 정리가 안 되거나 혹은 가슴이 미친 듯이 뛸 만큼 좋은 문장을 만난 날이면 아침 산책을 나가 책의 내용을 반추한다. 그날 책에서 듣고 배운 일들이 나의 오늘과 내일을 풍요롭게 한다. 나를 골치 아프게 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
인스타그램을 하면 나도 모르는 새 각종 공구와 예쁜 옷, 가방, 신발, 생활 용품 등에 노출된다. 평소에 생각지도 않던 것들은 '어머 나 저거 필요했네!'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그렇게 무의미한 소비를 지속하게 된다. SNS를 지우고 불필요한 소비가 줄었다. 무언가를 소비하기 위해 할애할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든가 공부를 한다든가 다른 기술을 배운다. 돈을 쓰지 않으니 당연히 짠테크는 덤이다. 실제로 SNS를 지우고 나의 지출은 20% 절감했다. 나는 이제 나의 가치를 생산하는 일에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꼭 필요한 곳에 돈과 시간을 쓴다. 당분간은, 그러니까 내가 부자가 될 때까지는 이 습관을 유지할 생각이다.
SNS는 남과 나를 비교하게 만든다. 나보다 더 좋은 차와 집을 가진 이를 부러워하게 만든다. 매일 일도 안 하고 여행 다니는 친구의 여유를 부러워하게 만들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선배의 삶을 선망하게 한다. 그러면서 현재의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한다. SNS의 남과 현실에서의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의 나는 그것(SNS에서 갓생)들을 다시 마주한다 해도 부러워하지 않을 것 같지만, 당신이 남과 스스로를 비교하고 있다면 과감히 SNS를 잠시 중단하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SNS를 지우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일이 줄었다. 남을 치켜세우고 나를 깎아내리는 일에 시간을 들이지도 않는다. '쟤는 벌써 저런 차를 샀는데 나는 언제 사지.', '쟤는 이직 성공해서 보란 듯이 잘 사는데 나는 언제쯤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지.'와 같은 일들에 마음과 시간을 쓰는 대신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뭐지?', '뭘 준비하면 앞으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와 같은 마음으로 변했다. 모든 인간에게는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그리고 그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남과 다른 자신의 느린 속도에 절망하느라 제 속도대로조차 가지 못한다. 순간의 일시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속도대로 걷는 힘이 필요하다. 그럴 준비가 안 되었다면 SNS를 지워서라도 물리적으로 눈에서 멀리할 필요도 있다. 타인의 삶을 기준으로 나의 삶을 바라보는 삶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내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반드시 마련하자. 그곳에 길이 있다.
사실 이 세 가지 말고도 SNS를 지운 뒤 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든 일은 더 많다. 건강한 수면 생활로 몸이 건강해졌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언제 닳을까 걱정하는 일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이전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나는 'SNS 지우기'라는 행동으로 그 첫 시작을 열었다. 무슨 일이든 했으니 이에 대한 Something은 이제 기대해 볼 수 있으리라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