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 입는 옷이 점점 가벼워진다.
지나는 화단에도 연두 새싹이 빼꼼하며 얼굴을 내민다.
등원하는 네 살 둘째도 덩달아 생기 넘친다.
아직 앙상한 가지에 반갑다고 인사도 하고,
달아나는 까치를 쫓아가느라 어린이집과 점점 멀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엄마, 아빠, 친구들과 함께 모여 노는 참새를 보며,
툭 내뱉는다.
“나도 새 한 마리 키우고 싶다!”
어젠 동화책을 읽으면서
거북이가 나오면 거북이를, 악어가 나오면 악어를 키우겠다고 하더니
우리가 사는 집이 좁아 안 된다고 말할까,
징그럽고 무서워서 같이 못 산다고 말할까, 고민하다
“그래? 집에 가면 참새 집을 만들고 초대해 볼까?” 해본다.
오늘 우린 함께 집을 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