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외워볼까?

by moonlight

둘째 아이는 네 살인데도 주말 낮잠을 거부한 지 오래다. 처음엔 낮잠이 없어 오버하는 행동에 다칠까 걱정도 되어 억지로 재우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연스레 함께 지낸다. 혹여 저녁 6시가 되어 슬슬 누으려 하면 같이 놀자고 녀석의 잠을 내쫓는다.


일요일인 오늘은 밤 9시가 되었는데도 기미가 없다. 책 읽어달라며 다섯 권이나 들고 온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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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를 부리고픈 나는 급히 <알라딘>을 읽고서 전등을 끈다.

아빠 : 지금부터 옛날이야기를 해줄게.

아이 : 응?

아빠 : 궁전에는 자스민 공

주가 살았어. 아빠는 왕자였어. 음~~~ 에릭 왕자.

아이 : 에이. 에릭 왕자는 <인어공주>잖아.

아빠 : 하하. 미안. 그럼 아빤 알라딘 할 게. 알라딘에겐 양탄자가 있었어. 타면 어디든 갈 수 있었지. 아빤 자스민 공주를 만났어. 양탄자를 타고 멀리 여행을 가려는데, 주문이 생각이 안났어. 아빠 양탄자는 주문을 외워야 날아가거든.

아이 : 아빠~ 주문이라고? “돈가스요~” 하는 거

아빠 : 푸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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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외식한다며 돈가스를 주문했었는데, 그 주문이 생각났던 모양이다.

아이가 ‘주문이라고?’ 했을 때, 순간 수리수리마수리, 아브라카다브라,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물건을 공중에 띄우는 주문, 해리포터 中)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양탄자를 탈 때면 “돈가스요. 돈가스요.”하는 주문을 두 번 외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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