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는 이야기_02

부고

by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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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A

얼마 전 퇴근길에 병원에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 건강 회복해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는데


상급병원에 갔다는 소식에 이어

암 제거 수술하고 몸무게가 20kg이 빠졌다는 말이 들린다


그땐

나도 그도

만남이 지연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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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후 커피를 한 잔 내리고는

습관적으로 업무포털을 열어 켜켜이 쌓인 메일을 누르려는 순간

그날따라 경조사 공지가 눈에 들어왔다


[부고] B팀 C님 본인상


덜컥.


그의 나이 오십, 갑작스런 뇌출혈

한 달 전인가, 업무로 통화하며 얼굴 한번 보자고 했는데


그땐

나도 그도

다시 못 볼 줄 몰랐다


이별의 아쉬움에 젖었다가

죽음의 두려움에 다다른다


법의학자 유성호 님은 책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방법으로

'모든 생명체는 소멸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런 후 대척점에 있는 삶을 치열하게 끌어안은 인생을 산다면, 그러한 사람에게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하다'라고도 했다


죽음의 과정과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죽음에 하루 더 다가간 오늘

나는 한번 더 미소 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