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빠에게 전하는 설레임
지난 금요일은 생일이었다.
케이크와 생일 축하 노래가 있었고,
다들 바쁜 관계로 가사를 담당하는 내가 직접 저녁을 준비해 먹었다.

엄마가 사 온 케이크를 본 세 살 쭉쭉이는
오늘이 자기 생일이라고 촛불을 끄겠다며 달려들었다.
아홉 살 쑥쑥이는 아빠 생일을 몰랐다는 미안함과 예쁜 케이크에 대한 기대감에 어정쩡한 미소를 보이며,
“아빠~ 선물이랑 편지는 내일 줄게요~” 그런다.
그리고 일요일.
토요일을 그냥 지나친 쑥쑥이가 선물을 사주겠다며 내 손을 이끈다.
그렇게 우리가 간 곳은 문구점!!!
그리고 통보한 예산은 오천 원 !!!!!

10여분을 둘러보았지만 살 것이 없다.
하는 수 없이 마트로 가서 더위를 식힐 음료수를 찾다가 결국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산 것이 셀레임.
손지갑에 파랑 종이 다섯 장을 차곡차곡 넣어
오른손으로 꼭 쥐고서는 배에서 울리는 목소리로
“아빠~ 갖고 싶은 거 뭐든 골라.” 하는 녀석.
마음을 담아 전하는 시원한 설렘을 받고 나니 오늘 더위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훈훈하게 돌아오는 길.
쑥쑥이가 말한다.
"아빠~ 내 생일엔 미미네일아트, 어린이날엔 손선풍기, 그리고 다음 생일엔 모래시계 사줘~~"하고.

이제 복직할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