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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의심’은 합리적이다

-생각의 이동_3, 여자의 '촉'과 아파트 가격-

‘촉’의 인류학적 접근과 평가


여자들의 ‘촉’은 원초적으로 발달된 것일까? 남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되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그렇다’. 여자분들이 남자들에 비해 ‘촉’이나 육감으로서의 센스가 대체로 빠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야말로 태고적부터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 이전인 호모 에렉투스나 호모 에르가스테르 때인 200만 년 전부터 일 수 있다.    


태곳적 인류는 사냥으로 먹잇감을 구했다. 그 역할은 대체로 남자 인류들의 몫이었다. 거처를 떠나 먹잇감을 잡을 때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다. 그 사이 여자 인류는 거처(동굴 등)에 남은 가족 인류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했다. 동굴 안에 있어 밖의 상황이 잘 보이지 않으니 특히 소리에 민감했을 것이다. 들어왔던 익숙한 소리가 아니라면 위험할 수 있는 소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보지 않고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남자 인류들은 사냥에 여자 인류들은 가족 인류를 돌보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분담되었을 것이다.     


물론 남자 인류들만 사냥한 것은 아니다. 여자 인류끼리 만의 수렵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다만, 그 기록이 남자 인류들에 비해 많이 기록되지 않았거나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또 최근 교육부가 부모 교육 콘텐츠라면서 '남녀의 뇌는 다르게 진화했다'는 남녀 성차별 오해를 받을만한 내용의 카드 뉴스를 게재했다가 비판을 받아 삭제한 경우도 있었다. 카드 뉴스에서 "왜 아빠는 엄마에 비해 공감을 잘하지 못할까"라고 문제 제기한 후 "체구가 작았던 인류는 공동체 안에서 각자 역할을 나눠 수행했으며, 생존과 종족 번식을 위해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구분했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양육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고, 아빠는 사냥과 낯선 적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가 점차 다르게 진화했다"라고 이어 간 것이다. 여자의 뇌는 양육을 위해 공감과 의사소통에 더 적합하게 진화했고, 남자의 뇌는 효과적인 사냥을 위해 논리·체계를 이해하고 구성하는 데 더 적합하게 진화했다는 성차별적 고정관념으로 비판받는 진화심리학 계열의 주장을 펼친 꼴이 됐다.     


마찬가지다. 이 글에서도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강조한 진화심리학자들의 남녀 성 구분에 따른 남자는 ‘사냥’, 여자는 ‘촉’으로서의 생존으로 역할을 구분한 것으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성 구분을 얘기하거나 그것을 주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남녀가 서로 다른 성으로 구분되듯 남자와 여자 간 받아들이는 인식의 차이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무슨 얘기를 꺼내기 위해 ‘성 구분’도 아니다. 따라서 고정적인 남녀의 뇌란 존재하지 않으니 뉴로섹시즘(neurosexism·뇌 성차별)같은 ‘성차별’도 아니라는 말을 이렇게도 길게 하는 것일까? 다름 아닌 부동산 얘기다. 부동산 문제,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남편과 아내 가운데 누가 더 상실감이 클까? 답은 ‘차이가 없다’. 그렇다. 아파트 가격 상승과 남녀 구분은 의미 없는 질문이다.   

  

다시 묻는다. 거주하고 있는 주택유형이 아파트라면 남편과 아내 가운데 누가 더 아파트 가격 정보를 잘 파악할 수 있을까? 답은 남녀 구별 없이 공개되는 가격 정보를 더 많이 보는 편이라고 답할 수 있다. 맞다. 그렇다. 또 묻는다. 그렇다면 오르락 내리락이 아니라 오르락 오르락하는 아파트 가격에 남편과 아내 가운데 누가 더 예민할까? 답은 여자다(물론 정해진 답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여자’를 답으로 정하고 이후를 서술한다).

        

아파트 가격, 여자의 ‘의심’과 방어기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은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 문제는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가격이다.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상관없지만 만약, 떨어진다면 남편과 아내 입장에서는 각각 나름의 방어기제가 형성될 수 있다. 회피나 부정은 우리가 자주 쓰는 방어기제다. 방어기제에는 남녀 간 차이가 없다. 남자라서 없고 여자라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고통의 원인으로 보이는 자극으로부터 도망가고자 하는 것이 방어기제다. 따라서 방어기제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미묘하고 복잡하게 작동한다. 방어기제는 고통을 피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고통의 원인을 제거해주지는 못한다.    

 

아파트 값이 떨어졌을 때 방어기제는 ‘명분’을 찾는 것으로 작동된다. “당신이 이 아파트로 이사 오자고 했잖아”, “이 아파트는 당신의 결정이야” 등일 수 있다. 방어기제가 남녀 차이 없이 존재하지만 성별에 따라 접근 방식에는 유의미한 차이는 존재한다. 성별에 따른 자아 방어기제는 남성은 통제적 접근, 여성은 퇴행적 접근으로 구별될 수 있다. 남성은 불안이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황이나 환경을 조정하려 시도한다는 의미다. 반면 여성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안정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 때의 미성숙한 적응행동으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남성은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이고 여성은 수동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을 때 위와 같은 ‘통제적 접근’과 ‘퇴행적 접근’으로서의 방어기제를 성별에 대입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을 때 남성들의 통제적 접근 방식은 ‘남 탓’ 일 확률이 높다. ‘내’가 내린 의사 결정 때문이 아니라 이외 다른 정치적, 정책적, 시장적 변화 등이 가격을 떨어트렸다는 식이다. 반면, 퇴행적 접근 방식은 ‘몰라’다. 아파트 가격이 왜 떨어진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는 식일 수 있다. 그러니 내 탓인지 남의 탓인지 구별할 수도 없고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답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상황에 대한 남녀 간 접근 방식의 차이다. 아파트 가격은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 오르거나 내리는 아파트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방법에 있어 남녀 간 차이 즉, 여성의 ‘의심’과 ‘방어기제’ 방식이 남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남녀 성차별 역할론 언급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자들의 ‘촉’이 변화와 부침이 많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서 그 방향성을 감지하는데 유의미하거나 유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언론자료 화면 캡처) 주거지를 결정하는데 엄마들의 의사가 많이 반영된다. 관련 정보의 취득 차이가 아니라 정보의 취사선택에 엄마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부의 절반은 맞벌이 부부다. 따라서 절반은 외벌이다. 맞벌이를 하지 않는 여자분들이라면 자녀들의 유치원, 초등학교 통학 분담률이 높을 수 있다. 이것은 거주하는 동일 단지 내 동년배 엄마들과의 접촉을 통한 정보 교환이 남자들에 비해 많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 짧은 시간이지만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집값 얘기는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다. 특히나 최근처럼 아파트 가격이 대세 상승기인 때는 그 ‘촉’이라는 안테나가 보다 높이 멀리 향한다. 단순한 ‘정보’는 가격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가 모이면 ‘가격(price)’이 될 수 있다. 모아진 정보는 ‘방향성(direction)’을 갖기 때문이다. 정보의 양(volume)이 많아진다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피드백이 된다.     


다시 주장하고 싶은 결론이다. 성 구분, 성차별이 아님을 전제로 한다. 여자분들의 ‘의심’은 합리적이다. 평생 꼭 잘 들어서 새겨야 할 여자 목소리 3가지가 첫째 엄마, 둘째 캐디, 셋째 내비게이션 목소리라는 썰렁 개그가 아니더라도 부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괜한 투정이나 잔소리로 듣지 말고 잘 들어 볼 것을 남편들에게 권한다. 특히 아파트 매입 등 주택문제와 관련해서는 더 그렇다. 듣고 잘못된 것이라면 남편들이 잘하는 방어기제를 발동시키면 된다. ‘아내 탓’으로서의 통제적 접근 방식 말이다. 대신 그 반대였다면 ‘내 덕’이라고 자만 말고 반려자를 칭찬해주시는 게 맞다. 인생의 많은 남편 선배들이 ‘복’을 그렇게 지었다.     



(일러두기)

아래의 기사와 블로그 내용의 일부 내용을 인용 또는  참고 하였음을 밝힙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 

https://www.yna.co.kr/view/AKR20200501038800004?

 https://blog.naver.com/ryuism/221460297346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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