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홍보 사진) 최근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 전국 최고의 공시가격을 기록한 청담동 소재 'PF129'. 1년 보유세가 4억 수준이라고 발표 된 바 있다.
최근 ‘집’과 관련된 TV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mbc의 ‘구해줘 홈즈’, ebs의 ‘건축 탐구, 집’ sbs의 ‘나의 판타집’(파일럿 프로그램)과 최근 시작한 jtbc의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가칭 ‘서울집’) 등이 대표적이다. 반응도 좋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외출이 줄어들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와 무관하지 않다. 슬기로운 생활로서의 ‘집’에 대한 욕구가 커진 이유다. 이 때문인지 방송에 소개되는 주택들이 대부분 아파트가 아닌 일반 단독주택이거나 저층 주택들이 대부분이다. 획일적인 아파트 생활보다 자연과 가까운 친환경, 마당, 다양한 주택 구조 등이 주는 편리함과 안온함이 상대적으로 좋게 느껴지기 때문일 듯싶다.
이런 가운데 최근 눈길을 끄는 TV 프로그램이 jtbc의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이다. jtbc 홈페이지에 소개된 방송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잊고 있었던 '집'의 본질을 되새겨 보고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드림하우스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소개로만 보면 ‘집’을 대상으로 한 여느 예능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크게 않다. 그러나 차이점은 제목에 있다. 제목처럼 서울에 있는 집은 소개되지 않는다. 서울 이외 지역에 있는 주택들이 대상이다. 홈페이지 등에 정확히 소개되거나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프로그램의 의도는 이렇다. ‘서울에 있는 ‘집’에 살지 않아도 이렇게 충분히 행복하다 ‘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것이 바로 ‘잊고 있었던 집의 본질’이고 그런 ‘드림하우스를 소개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서울에 있는 집들이 ‘집의 본질, 마음속 드림하우스’에서 배제된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자가 아니니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똘똘한 한 채’로서의 경제적 가치로만 주택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의도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다.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을 아닐까? 서울이 아닌 이외 지역에 있는 주택들이 서울 집값보다는 저렴하지만 좋은 점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 효과(irony effect)’를 보여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다. 그것이 오롯이 집에서 누리고자 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서울엔 우리 집’이 없어도 행복하다는 식의 반어법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
‘아이러니 효과’ 또는 ‘백곰 효과’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대니얼 베그너박사가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욱 백곰이 떠오르고 “긴장 하지 말라”라고 하면 더 긴장하게 되는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주창한 심리 효과이다. 최근 많이 읽힌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처럼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데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심리와 동일하다.
방송에서는 방송되는 집들의 경제적 가치, 즉 가격(price)을 말해주지 않는다(현재의 시세가 아닌 주택을 건축하면서 투입된 원가는 알려준다). 다만, 이 주택을 선택한 이유, 이 집으로 이사 오게 된 이유와 사연, 집의 구조를 개선해서 얻는 만족감, 집에 거주하면서 변화되거나 느껴지는 가족과의 관계 등이 주로 소개된다. 부동산 114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1월 6일 현재 서울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당 3,286만원인 반면 부산 1,108만원, 울산 836만원, 세종시 1,456만원 경남 712만원 전남 561만원 수준이다. 가구당 평균 가격으로는 서울 10억 6천만원, 부산 3억5천만원, 울산 2억5천만, 세종시 4억7천만원, 경남 2억1천만원, 전남 1억6천만원 수준이다. 사고 싶어도 언강생심이다.
하지 말라면 하면 반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심리학적으로 ‘청개구리 심리(리액턴스 효과, reactance effect)’다. ‘서울엔 우리집이 없지만 ○○○이 있어서 좋다’는 이유가 경제적 가치를 상쇄하지 못하거나 지방에 살아야 하는 이유가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어필되지 않는 순간 프로그램의 수명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집’은 가격만 비싸고 인간적인 삶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집’에 대한 열망을 키우세요‘라는 청개구리식 방송 메시지가 유효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