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인식과 삶의 균형
Magnanimity, 관대함; 고결한 정신
현대 영어에서 ‘매그너니머티(magnanimity)’는 ‘관대함’, ‘아량’이라는 일상적 의미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단어에는 그보다 더 깊고 다양한 철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고대 그리스어 'megalopsychia(메갈로프시키아)'의 번역어로 사용된 역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4권의 핵심 덕목으로 다루어지는 'megalopsychia'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고결한 정신'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축자적(逐字的)으로 라틴어 'magnanimitas' (magalo는 magnus로 (큰, 위대한) / psychia는 animus로 (영혼, 정신))로 번역되었으며, 이것에서 유래한 'magnanimity'는 자신의 존엄성을 자각한 상태에서 그에 걸맞은 행위를 실천한다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magnanimity'는 '겸손'이나 '오만'과도 대비되는 덕목입니다. 즉, 자신의 가치를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중용(mesotes)'은 극단 사이의 적절한 중간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인데 이와 맥을 같이 하는 'magnanimity' 또한 열등감이나 허영과 같이 부족 또는 과잉의 상태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애와 이기심의 경계>
"Self-love is not selfishness, but selflessness for others."
"자기애는 이기심이 아니라, 이타심의 원천이다."
자신을 명확히 알고자 하는 'magnanimity'는 최근 유행처럼 번졌던 '자기 계발'의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 계발의 노력은 때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정시 퇴근을 고수하거나 회식에 빠지는 것에는 약간의 비난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운동과 독서에 열중하는 것조차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 더 나은 자신을 위한 자기 계발의 노력이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자기애를 실천하기가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모든 노력은 자신의 한계와 강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사회에서 성장하려는 건강한 태도입니다. 자신을 위한 이러한 노력이 이기심과 혼용되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겠지요.
'magnanimity'는 개인과 사회의 조화를 위한 중요한 덕목입니다. 자기애라는 것도 결국 개인이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므로, 모든 자기애의 실천은 결국 공동체가 유지되게 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합니다. 대신 개개인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균형 잡힌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물론 개인의 기량이나 적성이 고려되지 않고 시스템 속에서 아무렇게나 내던져지는 상황도 경계해야 하구요. 결국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인식한다는 것은 자신과 세상 사이의 적절한 지점에서 행복하게 머물기 위한 노력입니다.
<절제에 대한 재고(再考)>
"True moderation is not the absence of emotion, but the wisdom to choose the right response for each moment."
"진정한 절제는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올바른 대응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를 갖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절제'를 '금욕'과 동일시하곤 합니다. 하지만 스토아적 삶이라는 것 역시 감정에 대한 극단적 부정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을 고려한 지혜로운 판단과 균형 잡힌 대응이 절제의 핵심입니다.
키프로스의 제논이 말한 주랑(柱廊)의 철학에서도 맥락을 고려한 유연한 대응을 강조하고, 때로는 강렬한 감정의 표현을, 때로는 절제된 반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자극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절제란 맹목적인 감정의 억제가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반응을 선택하는 능력일 것입니다. 이 또한 중용의 철학입니다.
* 키프로스의 제논: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역설로 유명한 엘레아 출신의 제논과 구분하기 위해 출신지 키프로스를 붙여 부름.
* 주랑(Stoa): 제논이 아테네의 주랑(기둥으로 둘러싸인 복도)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훗날 그의 철학을 '스토아 철학'이라 부름.
극단적 욕망이나 쾌락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쉽게 유혹에 빠집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고 한계에 부딪힐 때, 실망과 후회를 하기보다 자신의 도덕적 순수함, 강한 신념, 숭고한 이상을 찾아 균형 잡힌 삶으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보통의 우리에게 매일매일 던져지는 약간의 과제인 듯합니다.
<Positive Affirmations for magnanimity / 고결한 삶을 위한 긍정 확언>
I honor my true value without comparing myself to others.
나는 나의 진정한 가치를 존중하며,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I cultivate balance in my life, knowing it leads to growth and harmony.
나는 삶을 균형 있게 가꾸며, 그것이 성장과 조화로 이어짐을 알고 있다.
I choose to act with wisdom and moderation, embracing each moment’s unique demands.
나는 지혜와 절제를 바탕으로 행동하며, 매 순간의 요구에 신중히 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