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터 세일즈 Jan 22. 2022

당신의 대체 불가 지수는 몇 점인가?

젖은 낙엽이 될 수 있을까?

회사에서 바쁘게 일했던 30대가 지나가고 40대에 들어서게 되면, 은퇴를 맞이하는 선배사원들을 보면서 '나는 이 조직에 얼마큼 더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생각하여 회사에서 주는 퇴직금으로 어떻게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떻게 하면 조직에서 내가 더 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직장인의 운명을 거스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은퇴에 대한 후자의 반응(어떻게 더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물론 법적인 정년인 60세가 되면 모든 회사원들은 은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조직에서 나 자신의 가치를 계속 높이고자 하는 노력은 55세에 부딪히게 되는 '임금피크제'의 부정적 충격(예: 단순 업무 배치)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해서 '대체 불가 지수'라는 개념을 도입하고자 한다. 모든 회사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개념인데 내가 네이밍을 해 보았다. 의미는 '조직이 당신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지 못하게 하는 당신의 능력지수'라고 할 수 있다. 지수가 100인 사람은 누구일까? 회사의 소유주나 대주주의 가족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0점은? 회사의 규정과 윤리를 무시하며 업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공공의 적과 같은 사람이 아닐까? 우리는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체 불가 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50대에 접어들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슬픈 현실이긴 하지만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란 나의 인생 격려 구호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많은 능력과 노력을 요구하고, 조직의 성격을 대표하는 '업무'를 찾아서 일해야 한다.


여기서 능력이란 일을 수행하기 위한 어학, 컴퓨터, 자격증 같이 눈에 보이는 것에서부터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노력을 요구하는 업무란 배우고 익숙해 지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즉 '진입장벽'이 높은 업무를 말한다. 조직의 성격을 대표한다는 것은 그 조직을 먹여 살리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에 중심을 차지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나부터 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다 똑같은 월급 받는 건데 무리할 필요가 있나?', '나는 내게 주어진 일만 묵묵히 잘할 거야 그럼 나의 존재에 대해서 알아주겠지'란 나태하고 수동적인 태도로 인해 나의 대체 불가 지수를 높이는 첫 번째 방법을 외면해 왔다. 그리고 지금은 깨닫는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둘째는 평소에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실시하고 자신 있게 '어필'해야 한다.


다수의 회사원들의 생활 루틴은 회사 출퇴근, 회사에서의 근무, 점심시간으로 구성된다. 우리가 머리로만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 '자기 계발의 시간'은 유튜브와 게임 그리고 가십뉴스를 보는 것으로 대체한다. '노력한다고 달라질 것 있겠어?'란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여기서의 능력이란 회사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능력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 외에 다양한 능력과 노력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조직장과 임원들에게 필요한 능력과 노력은 무엇일까? 이들은 직접 실무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조직의 전략과 방향을 정하고 기획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보다 '회사 관련 새로운 지식과 정보, 아이디어, 트렌드 파악'일 것이고 이를 얻기 위한 노력은 '독서와 토론'이다.


업무 관련 핵심적인 능력을 갖게 되었다면 그것을 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있게 '어필'해야 한다. 팀 미팅 때 자신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를 제안하고,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새로운 팀이 만들어질 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며 사내공모를 신청하는 행동들 말이다. 소수의 자격증처럼 보유만 하고 있어도 자신의 대체 불가 지수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은 별로 없다. 이를 자신의 업무에 녹여 조직에 자신 있게 어필해야지만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당신의 고객을 당신의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는 고객의 스타를 자를 수는 없다.


최근 금융업계에 엄청난 부러움의 대상이 있는데, 이들은 소매금융 비즈니스의 철수를 결정한 은행의 PB 들로서, 막대한 퇴직금을 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타 금융사에 바로 PB로 스카우트되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대체 불가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당신은 당신의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여기서 고객은 말 그대로 최종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영업사원들을 지원하는 포지션이라면 '영업사원', 당신이 대리점주를 관리하는 업무라면 '대리점주', 당신이 법인영업을 하는 업무라면 '법인의 구매 결정자'가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그들을 당신의 팬으로 만들 수 있다면 조직은 당신을 쉽게 다룰 수는 없다.


한 가지 더 첨언하면, 위와 같은 대체 불가 지수를 높이기 위한 당신의 노력을 비난하거나 폄하하거나 막으려는 상사나 동료가 있다면 그들의 말을 무시하라. 무시하지 않고 듣다 보면 당신도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되어서 힘없이 은퇴를 기다리는 평범한 회사원 중에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 또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대체 불가 지수를 높이기 위한 위 세 가지 방법을 실행해 나가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50대를 시작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