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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01. 지구온난화는 허구인가?

누군가는 예민할 수도 있는

by 성박사
지구온난화는 허구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이를 허구라고 믿는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케이스 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는 모종의 이유로 인한 맹목적 믿음,

둘째는 다소 정치적인 이유.


내가 이산화탄소 저감 연구에 대해 학회나 세미나에서 발표를 할 때,

Introduction, 즉 서론 파트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곤 한다.

이산화탄소 저감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제가 말로 길게 설명드리지 않더라도 다들 피부로 느끼고 계실 겁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라 생활 패턴이 변화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출처: IPCC, 2021: Summary for Policymakers

우측 그림은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x축)에 따른 '지구의 온도 증가분'(y축)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검은 선 및 음영은 1850년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얻어진 데이터이고, 유색 실선 및 음영은 향후 인류의 대응 방식에 따른 시나리오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루어진 1850년 이후, 약 175년 간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과 지구의 온도 증가분은 정확하게 비례한다.

어쨌거나 역사라는 데이터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출처: ko.weatherspark.com

번외로 지난 추석에 굉장히 더웠던 기억이 나서, 2004-2024년의 추석 당일 기온을 조사해 보았다.

약간의 우상향 거동은 보였으나, 큰 유의차는 관찰되지 않았다.

비가 왔다던지, 날씨가 흐렸다던지 하는 등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양력 기준 8-10월까지 다양한 날짜에 추석이 분포하기 때문에, 한 포인트에 대한 데이터로는 연도 별 기온 거동을 설명할 순 없겠다.

다만, 상기 연간 평균 데이터는 명백한 우상향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를 허구라고 믿는 '학자'들의 주장을 알아보자.

202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가운데가 존 클라우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John Clauser)


"지구의 온도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아닌 구름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구름의 양이 많으면 태양열 반사량이 많아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는 없다!"


라고 강연에서 이야기했고,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프레드 싱어 지음.

대기학자 프레드 싱어(Fred Singer)는


"지구의 기후는 자전/공전 궤도의 미세한 변화에 따라 1500년 주기를 가진다. '지구온난화'라는 현상은 존재하지만, 이는 지구과학 및 천문학적 현상에 불과하며 인류의 활동에 의한 것이 아니다."


라고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라는 책에서 이야기했다.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구온난화 허구설을 믿는 것이 무지하기 때문이 아니구나.

노벨상 수상자나 대기학자도 지구온난화가 허구라는 주장을 하고 있구나.

저들은 본인들이 믿는 일종의 가설을 세우고 그걸 믿고 있는 중이구나.'


연구를 하다 보면 종종 맹목적인 믿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나도 그랬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허점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

이것만 확실하게 증명해 내면 가설을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는...

소위 '역배'를 거는 심정과도 같달까.


과학자들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를 수행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필요하다.

그런 성향의 과학자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류의 발전도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사상의 돌연변이'라고 생각한다.

진화를 이끄는 힘이 돌연변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동설, 원자의 발견, 빛의 이중성 등 수많은 현상은 '사상의 돌연변이'가 없었으면 발견되지 못했으리라.

지구온난화가 허구라는 가설도 그럴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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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지구온난화를 허구라고 믿는 '정치인'의 입장도 알아보자.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아무래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 대통령이다.

그는 "지구온난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급진적으로 환경 정책을 폐기하는 것도 모자라 파리 기후 협정을 탈퇴하기에 이른다.

세계에서 최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이러한 정책을 펼치니, 전 세계 차원에서의 기후위기 대응에 급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는 왜 이렇게 非친환경 정책에 진심일까?


정치적으로 봤을 때,

진보정권은 보통 환경운동 쪽과 연루되어 있고,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정책(ex. 탈원전, 재생에너지, 전기화, 수소)을 밀어 왔으며,

반면 보수정권은 그 반대 격의 정책(ex. 친원전, 화석연료 확대, 재생에너지 축소)을 밀어 왔다.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정책이 진보/보수와 무슨 관련이 있냐 싶지마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설명할 길이 없을 듯하다.

한 편으로는 "날씨가 추운데 어떻게 지구온난화냐"라는 헛소리(...)를 하기도 했다지만,

트럼프가 그저 무식하고 무지해서 지구온난화 허구설을 믿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거든.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지구온난화가 허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필자는 인간에 의한 기후 변화 및 위기를 믿는 사람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믿고 있겠지만,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100%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심지어는 검증된 가설도 언제든지 반박 연구에 의해 기각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령 지구온난화가 허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지구온난화 및 기후위기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대비를 했는데 허구인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대비를 하지 않았는데 진실인 경우에는 큰 문제가 생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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