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인터넷 방송 중이었어요.
뭐? 너도 인터넷 방송해? 네. 제 핸드폰으로 인터넷 방송 들어가시면 계정이 두 개 있을 거예요. 하나는 쭌쭌, 또 하나는 빠끄빠슝. 빠끄빠슝? 그건 뭐야? 빠끄? 빠끄는 빠구리를. 박 경사는 무슨 말을 하려다 아차 싶었는지 입을 닫았다. 뭐. 어찌 됐건. 너도 인터넷 방송을 하는 그 뭐냐 스트리머인가 그거란 얘기지? 네. 맞아요. 곽보영 씨도 같은 스트리머고, 옆집 살고, 그래서 같이 잘 돼보자는 의미에서 후원금도 주고 방송 장비도 사준 거죠. 무슨 스토킹? 참 나. 아니 지금 인터넷 방송 들어가 보면 여자 스트리머 중에 말도 못 하게 예쁜 사람이 얼마나. 어허! 아차. 죄송합니다. 저도 뭐 그런 이상한 옷 입고 춤추고 싶겠습니까? 그거 해야 돈을 벌어요. 그래서 곽보영 씨한테도 해 보라고 한 거고요. 박 경사는 나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야. 그런 거 입고 인터넷에서 춤추면 얼마나 버냐? 에휴. 됐다. 뭐. 배달 알바 하다가 사고 나서 그러고 있는 거라니까 내가 할 말은 없다. 잠깐만 너 여기 있어 봐. 내가 밖에 가서 뭐 좀 알아보고 올 테니까. 빠구리슝? 맞나? 빠끄빠슝이요. 아아. 빠끄빠슝. 뭔 별명을 그지같이 지었어. 아무튼, 잠깐 있어 봐. 박 경사는 취조실에 나를 남겨두고 나갔다.
야! 너 나와봐!
잠시 후 박 경사가 취조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너 진짜 빠끄빠슝 맞아? 맞다니까요. 박 경사는 자신의 핸드폰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전혀 다른 사람인데? 그런데 방은 너희 집 방이랑 똑같네? 좌우지간, 너 좀 나와봐. 나는 취조실을 나와 형사과 사무실로 이동했다. 사무실에는 많은 형사가 모여있었다. 그중 김 형사와 같이 있는 곽뽀숑도 보였다. 곽뽀숑은 나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경찰서에서 저 사람이랑 저랑 안 마주치게 해주신다면서요? 죄송해요. 잠시만요. 박 경사는 곽뽀숑을 진정시킨 뒤에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빠끄빠슝이라고? 증거 있어? 증거? 증거 있죠! 형사님, 제 핸드폰 좀 줘 보세요. 김 형사가 다가와 나에게 핸드폰을 쥐여줬다. 진짜 빠끄빠슝님이 맞으세요? 저 빠끄빠슝 완전 팬인데. 어? 그러세요? 그럼 잘 아시겠네. 제 방 봤잖아요. 김 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저도 아까 재준님 집에 들어갔을 때 어디서 많이 본 곳이다 싶었거든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김 형사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핸드폰을 받고 김 형사와 악수를 했다. 그리고는 김 형사 책상에 있는 책들을 받침 삼아 핸드폰을 세운 뒤에 빠끄빠슝으로 로그인을 하고 방송을 켰다.
어? 맞다!
멀리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젊은 형사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빠끄빠슝 방송 켜졌어요. 어? 우리 경찰서네? 여기에요. 여기 맞아요. 젊은 형사는 나와 핸드폰을 번갈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와! 신기하네. 나를 조사했던 박 경사는 다가와서 나의 핸드폰을 보았다. 이게 지금 방송하는 거야? 어어? 내 얼굴이 왜 이래? 완전 정우성 같이 나오네? 이래서 얘 얼굴이 그렇게 잘 생기게 나왔구나. 이거 완전 사기꾼 아니야? 내가 갑자기 방송을 켜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채팅창 스크롤은 정신없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거 뭐냐? 빠끄빠슝 경찰서 온 거냐? 쟤 분명 마약으로 들어 온 거야. 방송 보면 알잖아. 제정신이 아니었어. 아닐걸? 여자 꼬시다가 성추행으로 온 걸 거야. 아니 그렇다고 경찰서에서 방송을 켜? 도대체 무슨 일이야?
형님들! 빠끄빠슝 인사 올립니다. 빠아끄~ 빠쓩!
나의 인사를 옆에서 보던 김 형사는 와하하하 하며 손뼉을 쳤다. 그 옆에 서 있던 곽뽀숑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저 형님들. 저 지금 스토커 혐의로 경찰서 왔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경찰서 나올 때 두부 사 먹어라, 라는 메시지와 함께 10만 원 후원을 보냈다. 그러자 박 형사는 깜짝 놀랐다. 어어? 뭐야? 방송 켜자마자 10만 원 받은 거야? 저거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건가? 김 형사는 조용히 박 경사에게 다가와서 저거 현금이에요, 라고 했다. 진짜? 그냥 방송 켜자마자 10만 원 번 거야? 박 경사는 얼빠진 표정으로 와아. 변태 옷 입고 춤 출만 하네, 라며 혀를 내둘렀다. 형님들. 누가 저를 고소했는지 궁금하시죠? 누가 절 고소했냐 하면요. 같은 스트리머인데. 곽뽀숑 님이라고 계세요. 곽뽀숑이 누군지 모르겠죠? 당연히 모르시죠. 팔로워 수 30명도 안 되는 하꼬입니다. 박 경사는 김 형사를 툭 치며 물었다. 하꼬가 뭐냐? 하꼬요? 하꼬방 할 때 하꼬에요. 그러니까 방송하는 방이 판잣집같이 좁고 허름하다 해서 하꼬라고 하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그냥 시청자 수 없는 좆밥. 야! 너 그런 말 하다가 고소당해! 박 경사의 말에 김 형사는 깜짝 놀라 입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