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내게 남은 캄보디아 시간, 그 흔적들 2

자전거 타고 바탐방 둘러보기

by 지천

자전거 타고 바탐방 둘러보기

아침 아홉 시, 박선생님이 좋은 곳을 안내해 주겠다 해서 같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다. 바탐방 첫 나들이다. 숙소에서 30여 분 정도 가면 댐이 있고 댐으로 가는 길에 맛있는 대나무찹쌀밥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돌아올 때 작은 시장에 들러 과일도 싸게 살 수 있다고도 했다. 사무소에서 안전물품으로 받은 헬멧을 처음으로 쓰고 거울을 보니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다. 여기에 한국에서 자전거를 탈 때와 같이 장갑과 토시, 얼굴 가리개 등을 하니 완전무장이 된 듯도 하였다.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상커 강을 따라 한참을 달렸다. 골목길로 접어들어 다시 한동안 달리니 시장이 나오고 이어서 대나무찹쌀밥을 파는 곳이 나타났다. 얕은 개울을 끼고 서 있는 허름한 집 밖에 불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고 그곳에서 대나무찹쌀밥을 만들고 있었다. 과정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찹쌀과 콩, 양념 등을 넣은 대나무를 피워놓은 불에 익히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 칼로 대나무 껍질을 벗겨낸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에게 파는데 사람들은 속살만 남은 대나무 껍질을 벗겨내면서 잘 익은 찹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한참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돌아올 때 사겠다고 하고 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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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에 도착을 하니 그리 크지 않은 수문들이 있고, 댐 위쪽 강물 위에는 여러 척의 배가 떠 있었다. 작은 배 위에는 사람이 한 명씩 타고 있었는데, 그들은 투망을 던져 고기를 잡고 있었다. 투망을 던지는 기술은 예술인 듯했는데, 잡혀 올라오는 고기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선생님이, 매일 저렇게 배를 띄우고 고기를 잡는데 잡힐 고기가 남아 있겠냐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한참을 지켜봐도 여전히 그 상태다. 그래도 그 사람들은 계속해서 투망을 던지고 건져올리는 일을 쉬지 않는다. 게다가 건너편 댐 둑 위에서도 투망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고기를 잡았는지는 멀어서 확인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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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면서 한참을 그곳에 머무르다 다시 돌아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곧 대나무찹쌀밥을 파는 곳이 나타나 그곳에 자전거를 세웠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젊은 여성과, 그녀의 어머니인 듯한 사람이 웃는 얼굴로 우리를 다시 맞아주었다. 나는 여섯 통을 사서 그 중 하나를 들고 먹는 시범을 보여 달라고 했다. 박선생님이 집에 가서 먹으라 했지만, 먹는 방법도 모르니 이곳에서 먹겠다 우겨 하나를 벗겨 먹어보았다. 정말 맛이 좋았다. 쫀득쫀득한 것이 식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캄보디아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그런 독특한 양념 맛이 나지 않아 더 좋았다. 내가 대나무찹쌀밥을 먹고 있는데 박선생님이 자신도 대나무 겉껍질을 제거해 보겠다며 칼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몇 번 하더니, 결국은 제대로 벗기지도 못하고 속에 있는 밥이 다 드러나게 되었다. 박선생님은 자신이 산 것과 자신이 실패한 것을 바꿔서 가방에 담았다.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만드는 것인데 밥이 훤하게 드러나 있는 것을 팔 수는 없는 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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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찹쌀밥을 자전거에 싣고 시내 쪽으로 가니 작은 시장이 나왔다. 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곳에는 아주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많은 종류의 과일이 조금은 무질서하게 놓여 있는데 나는 거기서 수박을 비롯하여 망고, 용과 등 다섯 종류의 과일을 사서 가방에 넣었다. 각각 1Kg씩 샀는데 5.5$ 정도밖에 들지 않았으니 무척이나 싸게 산 것이다. 여기에 박선생님은 감자와 양파 등 음식할 때 필요한 채소를 더 샀다. 집에 도착하여 점심 겸해서 과일과 대나무찹쌀밥을 먹었다. 과일도 맛있고 밥도 무척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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