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에 담지 못한 이야기

초이천 선생님과 만나다

by 지천

참 오랜만에 초이천 선생님을 만났다. 초이천 선생님은 캄보디아에 오기 전 강원도 영월에서 국내교육을 받을 때 크메르어 강사로 왔었다. 초이천 선생님은 캄보디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교육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까지 받았단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성격도 좋아 캄보디아 파견 예정 단원들과 무척이나 친하게 지냈으며 그 인연이 이곳 캄보디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작년 12월 말에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한국 여성과 결혼을 했으니 나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정식 교수가 되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알려왔다.

초이천 선생님은 방학을 맞아 한국 학생, 크메르어를 배우고 있는 한국 학생 두 명을 데리고 프놈펜에 왔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 그러니까 어제 프놈펜에서 우리 동기 단원들과 약속을 하고 같이 만났다. 하지만 나는 멀리 프놈펜까지 갈 여유가 없었다. 다음 주 기말고사 시험 세 과목을 쳐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일찍 문자가 왔다. 원래는 바탐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고향으로 가기로 했는데 어제 저녁에 어머니가 위독하여 바탐방에 있는 병원에 입원을 했으며, 그래서 고향이 아닌 바탐방으로 간다는 연락이었다. 시간이 되면 같이 만나 저녁을 먹기로 하고 기다렸는데 오후에 연락이 왔다. 어머니 때문에 저녁 식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서 차 한 잔 하면 좋겠다는 연락이었다. 병원 위치를 물으니 마침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병원이었다. 집으로 오겠다고 했지만 내가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세 시쯤 집에서 나와 구글 지도를 켜 들고 걸어가니 마침 초이천 선생님과 선생님의 큰형님이 병원 밖에 나와 있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걸어서 근처 카페로 갔다. 초이천 선생님의 큰형님은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다양한 과일 농사를 짓는다고 초이천 선생님이 자랑했다. 마실 음료를 주문해 놓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이천 선생님은 아이들 연수를 받는 동안 교육부 관계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초이천 선생님에게 캄보디아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고 한국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했단다. 나도 동의를 했다. 캄보디아로 돌아오면 이곳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이 제법 많을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두 나라의 연결 역할을 하는 것이 두 나라 모두에게 더 도움이 될 듯해서였다. 한 시간 정도 캄보디아 교육에 대해, 그리고 한국의 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큰형님은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고 혼자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또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어젯밤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왔으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으리라.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끼리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약간 미안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대화의 주제도 그렇고 또 한국어로 하는 대화에 끼어들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초이천 선생님은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아마 자기 나라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코이카 단원들이 고마웠으리라. 나도 덩달아 고맙다 는 말을 했다. 힘든 과정을 거쳐 대학교수가 되고 또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 초이천 선생님이기에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남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 동기 카톡방에 카페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초이천 선생님의 어머님을 위해 힘을 보내주면 좋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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