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둥지 위에서

by 용가리사내

빈 둥지 위에서


언젠가 떠났던 까치 다시 돌아와

느티나무 꼭대기 위 빈 둥지를 고른다


굳이 먼 계곡에서

어느 바위틈에 걸려 숨비소리 헐떡이는 가지를 물어와

긴 시간 둥지를 여미며 앞 산을 바라본다


나뭇가지를 흔드는 느린 바람

썩지 못한 주검의 울림이 지저귐에 회오리친다

환청을 떨치듯 도리깨질 친다


떠나나 머무나

세웠다 낮게 움츠리는 몸짓만


가지를 감고 늘어지는 모가지가 날개를 접기 전에

떠나야 한다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