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5호가 온다는 소식에 걱정을 했는데 일어나 보니 맑고 화창했다. 다행이다 싶어 서둘러 체크아웃한 뒤, 모리오카역으로 향했다.
예상 외로 맑고 화창한 모리오카 시내
모리오카에서 아오모리(青森)로 가기 위해서는 이와테 은하철도와 아오이모리 철도를 타야 하는데, 청춘 18 티켓으로는 JR이 아닌 다른 철도회사를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청춘 18 티켓 대신 JR 홋카이도&동일본 패스를 사용했다. JR 홋카이도&동일본 패스는 JR 홋카이도 및 JR 동일본 구역의 보통열차뿐만 아니라 이와테 은하철도와 아오이모리 철도 역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테 은하철도
여담이지만 이와테 은하철도라는 명칭은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에서 따 왔다. 미야자와 겐지는 이와테현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위인이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은하철도 999>는 <은하철도의 밤>을 애니메이션화한 것이다.
전철이 출발하는 9시 14분까지 역에서 기다렸다. 전광판을 보니 긴타이치온천(金田一温泉)행 전철도 있다. 한국에도 유명한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은 "김전일"이라는 이름 때문에 오해를 사곤 하는데, 긴다이치 하지메(金田一一)가 주인공이다. 긴다이치 하지메는 요코미조 세이시(横溝正史)의 <이누가미 일족> 등에 등장하는 탐정 긴다이치 고스케(金田一耕助)의 손자라는 설정이다(원작자 요코미조의 허락을 받지 않은 2차 창작). 요코미조는 언어학자 긴다이치 교스케(金田一京助)의 성에서 캐릭터의 이름을 따 왔다. 즉 드물긴 하지만, 긴다이치라는 성은 일본에서 실재하는 성이다. 지명에도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이날은 전철에서 미즈시마 지로(水島治郎)의 <반전하는 복지국가(反転する福祉国家)>를 읽었다(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번역하자면, <복지국가의 반전>이 나을까?). 노사정 합의를 통해 복지국가를 성공적으로 유지한 네덜란드에서 이민에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대두하게 되었는가를 다루고 있다. 복지국가의 구성원으로서 통합을 요구하는 복지국가 체제와 구성원으로 통합되지 않는 이민을 배제하는 극우세력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네덜란드뿐 아니라 최근 유럽에서 득세하고 있는 극우에 대한 설명으로 흥미로웠다.
11시에 하치노헤(八戸)에 도착해 아오모리행으로 갈아탔다. 아오모리에는 12시 40분에 도착했다. 도착했다. 하치노헤에서는 비가 내렸는데 아오모리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아오모리역에서 본 풍경
배가 고파서 아오모리역에서 후다닥 점심을 먹었다. 아오모리역에는 예전에도 와 본 적 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역에 부대시설이 새로 생겨서 사람도 많고 세련된 쇼핑몰 느낌이 난다.
신아오모리역의 도요코인
아오모리역에서 점심을 먹은 뒤, 숙소를 신아오모리역으로 갔다. 신아오모리역의 도요코인에서 체크인을 했다. 신아오리역은 신칸센이 정차하는 역인데, 역 앞에는 도요코인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번화가는 아오모리역 근처에 있기에 다시 아오모리역으로 향했다.
나가오라멘
아오모리역 앞의 나가오(長尾) 라멘에서 저녁을 먹었다. 일본 라멘은 일반적으로 닭뼈 육수에 간장으로 맛을 내는데, 이곳은 말린 멸치로 육수를 냈다. 그리고 밥과 함께 국물에 말아먹을 낫토를 권장하는 것 역시 특이한 점이다. 진한 국물이 맛있었지만, 양이 좀 많았다.